ㅣ신선함과 특별함으로 과감하게 다가가다
인테리어 업계가 1980년대 이후에 태어난 젊은 층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공략을 위해 다양한 이색전략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최근, 인테리어 열풍과 함께 MZ세대는 업계 핵심 소비층으로 떠올랐고, 이에 더해 미래 ‘큰손’으로 평가되면서 이들의 눈에 들기 위해 업계가 신선함과 특별함을 앞세워 과감하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무거움을 내려놓고, 재치와 위트가 넘치는 바이럴 영상을 선보이다
인테리어·가구 업계 특유의 무겁고 진중한 모습을 버린 ‘바이럴 영상’이 MZ세대에게 통하고 있다. 다수의 기업이 우아한 모델과 고급스러운 제품 및 공간을 내세우며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일부 업체들은 이를 내려놓고 신선하면서도 창의적이고 재치와 위트가 넘치는 바이럴 영상을 선보이며 MZ세대에게 적극 어필하고 있다.
모바일 영상 시청이 보편화된 현 시대에서, MZ세대의 입맛에 맞는 바이럴 영상은 입소문을 타고 각종 커뮤니티에 쉽게 퍼지기 때문에, 인지도 제고 측면에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업계 성격과 맞지 않음에도, 조금은 우스꽝스러운 바이럴 영상을 선보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업계에서 이러한 가능성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는 KCC의 유튜브 광고다. KCC가 지난 12월,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선보인 창호 광고 ‘무한 광고 유니버스에 갇힌 성동일(Feat. KCC창호)’ 편은 ‘유쾌한 패러디’를 캐치프레이즈로 해 과거의 보일러, 음료수, 화장품, 안마의자 등 유명 광고들의 명장면들을 패러디한 속칭 ‘꿀잼’ 광고다. 실제, 80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호응을 얻었고, 수많은 커뮤니티에 퍼지면서 큰 화제가 된 바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KCC는 최근 현대무용 댄스팀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를 KCC 페인트 숲으로 셀프 제품의 광고 모델로 선정, 페인트 컬러와 댄스 퍼포먼스의 콜라보를 통해 파격적이고 역동적인 영상과 강렬한 비트의 사운드를 선보여 유튜브에 공개되자마자 큰 이목을 끌은 바 있다. 7월 기준, 조회수도 700만회를 넘겼다.
한 업계 관계자는 “KCC는 그동안 인테리어 업계가 선보이지 않았던 파격적이고 신선한 유튜브 광고를 선보였고, 이는 MZ세대에게 KCC란 브랜드가 확실히 각인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그동안 비교적 정적인 바이럴 영상을 선보이던 한솔홈데코도 최근 전략을 바꿔 새로운 시도를 했다. 지난 6월, 유튜브를 통해 B급 감성을 담은 유머러스한 드라마 형식의 바이럴 캠페인 영상 ‘바닥의 비밀’ 편을 선보인 것. 이 영상은 찍힘과 습기에 강한 바닥재 한솔SB마루에 대한 강점을 ‘바닥’이라는 표현에 빗대었다. 단순 제품 홍보가 아닌, 배우들의 익살스러운 연기에 반전 요소를 더해 재미와 몰입감을 선사하고 제품의 강점을 흥미롭고 유쾌하게 전달했다.
실제 한솔홈데코 본사 사무실을 배경으로 촬영해 리얼함을 담아낸 이 영상은, MZ세대 취향을 저격하며 입소문을 탔고, 7월 기준 30만 뷰를 넘어섰다. 특히, 이 영상은 100개가 넘는 한솔홈데코 바이럴 영상 중 압도적인 조회수를 기록, MZ세대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이색적인 영상이 얼마만큼 효과적인지를 잘 보여주었다.
한솔홈데코 관계자는 “이번 캠페인은 디지털 영상 플랫폼에 익숙한 MZ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기획했다”며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어 놀라웠고, 앞으로도 신선한 캠페인을 꾸준히 선보이며 소비자에게 더욱 친근한 기업으로 다가갈 것”이라고 전했다.
시몬스 침대는 ‘침대 없는 광고’라는 제품 없는 독특하고 혁신적인 바이럴 영상으로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시몬스 침대가 선보인 동영상 광고 두 편은 침대는 등장하지 않고 오직 상황과 등장인물의 연기만으로 브랜드 핵심 메시지를 전달해 신선함을 더했다. 침대가 등장하지 않는 침대 광고는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증폭시켰고, 공개 열흘 만에 유튜브 합산 조회수 1100만 뷰를 돌파했다.
아울러 시몬스 침대가 지난 7월, 댄스 크루 ‘에메트 사운드’와 함께 선보인 스트릿 댄스 영상은 공개 2주도 안 돼 유튜브 누적 조회수 100만 뷰를 돌파, MZ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참신하고 신선한 바이럴 영상들이 계속해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금융업계와 손잡고 실용성 높은 상품 출시
인테리어·가구 업계가 선보이고 있는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또 하나의 이색전략은 금융업계와의 콜라보 상품 출시다. 업계는 최근 금융업계와 손잡고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집을 고치거나 꾸미려는 소비 트렌드가 계속해서 확산되는 가운데, 저금리 대출 서비스, 카드 장기할부 서비스, 캐시백 혜택 등을 제공하며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인테리어·리모델링은 큰 비용이 들기 때문에, 관련 상품은 실용성이 높다는 평가다. 특히, 비교적 경제력이 낮은 MZ세대의 부담을 줄여줘, 출시 직후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LX하우시스는 신한카드와 업무 제휴를 맺고 소비자의 인테리어 비용 부담을 줄여 주는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 ‘Z:IN(지인) 인테리어 카드’를 출시했다.
‘Z:IN 인테리어 카드’는 한 번에 목돈이 드는 인테리어 공사의 특성을 고려해 장기 할부, 캐시백 제공 등 소비자들의 비용 부담을 줄여주는 맞춤 혜택을 제공한다. LX하우시스의 전국 공식 대리점 및 제휴 인테리어점에서 창호·주방·욕실·바닥재·벽지·도어 등의 지인 인테리어 제품을 ‘Z:IN 인테리어 카드’로 구매할 경우, 최대 60개월까지 할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카드 전월 이용 실적에 따라 캐시백 혜택도 제공한다.
한샘은 지난 7월부터 홈 리모델링 상품을 하나은행의 금융 대출로 구매할 수 있는 ‘하나 인테리어 대출’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하나 인테리어 대출 금융 서비스는 한샘리하우스 스타일패키지 상품과 키친바흐, 유로 등 부엌, 욕실 제품에 적용된다.
예를 들면, 30평형대 아파트를 평당 100만원대의 한샘리하우스 ‘스타일패키지’로 리모델링할 경우 약 3000만원의 공사비용이 드는데, 비용 전체를 ‘하나 인테리어 대출’로 마련하면 최장 60개월 동안 3000만원 대출 금액대의 최저 금리 2.6%를 적용해 매달 약 53만원의 비용으로 집 전체 리모델링을 할 수 있다. 이 상품은 최대 3000만원까지 가능하며, 최대 60개월 동안 분할 상환할 수 있다. 대출금리는 우대조건에 따라 최저 2.6%에서 최대 3.7%까지 적용된다.
글로벌 가구 기업 이케아(IKEA)와 신한카드가 최근 손잡고 출시한 ‘이케아 신한카드(IKEA Family with 신한카드)’도 호응을 얻고 있다. 이케아 신한카드는 국내 이케아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5만 원 이상을 이용하면 10% 할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이케아 오프라인 매장 내 전 식품매장에서는 1만 원 이상을 이용하면 15% 할인받을 수 있다. 또한 이케아 신한카드에는 멤버십 프로그램인 ‘이케아 패밀리’가 자동 탑재되어 이케아 코리아에서 제공하는 멤버십 특별 할인, 생일 축하 쿠폰, 평일 무료 커피, 14일 이내 무료 교환·환불, 홈퍼니싱 컨설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MZ세대를 겨냥한 이색매장 눈길
MZ세대를 겨냥한 전략적인 이색매장들도 눈에 띈다. 이색매장들은 그동안 차별화 매장으로 선보여졌던 가구·가전·인테리어·백화점 등 업계 간 콜라보 매장과는 결을 달리 한다. 더욱 독특한 요소가 있다.
최근 가장 이목을 끌고 있는 이색매장은 시몬스 침대가 운영하는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다. 지난 6월 부산 해운대 해리단길에 오픈한 식료품점 콘셉트의 팝업 스토어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에는, 시몬스 침대의 대표상품인 침대가 없다. 대신 여기서는 쌀과 수박, 참외, 토마토를 판다. 레트로 감성을 담아낸 힙한 소품들이 식료품 콘셉트로 진열되어 있다. 이곳에서의 침대 매출은 없지만, 대신 MZ세대에게 시몬스 침대의 브랜드 인지도를 확장하는 데에는 성공했다. 이국적인 분위기와 1970~80년대 레트로 감성을 담아 낸 까닭에 MZ세대와 베이비부머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평일에도 오픈과 동시에 일평균 50팀 이상이 대기하는 등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까사미아는 주요 고객층인 MZ세대들이 선호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와 손을 잡았다. 인테리어·가구와 전혀 상관없는 와인, 커피전문점 등 업종의 대표 브랜드와 협업한 특성화 매장을 선보이고 있는 것.
대표적으로 스타벅스와 협업한 까사미아 쌍문도봉로점은 스타벅스 매장 안에 까사미아 가구가 전시되어 있다. 커피를 마시러 온 소비자가 굳이 까사미아 공간을 찾지 않아도 자연스레 가구를 구경할 수 있다. 그만큼 공간도 더욱 세련되고 특별하다. MZ세대가 좋아할만한 요소를 확실히 갖췄다. 이러한 이색매장은 실제 매출로도 직결되었다. 까사미아에 따르면, 지난 5월 스타벅스와 협업한 까사미아 창동점은 리뉴얼 오픈 직후 전월 대비 매출이 46% 신장했다. 지난해 4월 스타벅스와 결합해 오픈한 기흥 리빙파워센터점도 지난해 하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매출이 26% 신장했다. 또한 지난 4월 오픈한 까사미아와 신세계L&B의 주류전문점 ‘와인앤모어’의 콜라보 매장인 서울대입구역점은 많은 MZ세대들이 몰리며 핫플레이스로 뜨고 있다.
판매 매장은 아니지만, 독특한 콜라보 현장도 눈에 띈다. 에이스침대는 CGV와 협업해 올 3월과 5월에 각각 CGV 씨네드쉐프 용산아이파크몰과 CGV 씨네드쉐프 센텀시티에 ‘스트레스리스 시네마’를 오픈했다. 스트레스리스 시네마는 에이스침대가 독점 수입·유통하는 리클라이너 브랜드 ‘스트레스리스’와 CGV의 프리미엄 영화 상영관인 ‘씨네드쉐프(CINE de CHEF)’가 협업한 상영관이다. 전 좌석에 리클라이너가 배치되어 있어 안락한 자세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에이스침대는 스트레스리스 제품을 관객들이 영화를 보며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해당 상영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특히, 보다 특별함을 원하는 MZ세대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