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제로에너지건축시대, 초고단열 창호 개발 ‘봇물’
ㅣ열관류율 0.8 이하 새시·현관문 등 대거 등장
올해 연면적 1000㎡ 이상 공공건축물을 대상으로 시작된 제로에너지건축 의무화가 오는 2025년 연면적 1000㎡ 이상 민간건축물, 연면적 500㎡ 이상 공공건축물, 30세대 이상 공동주택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어 2030년에는 민간, 공공건축물을 막론하고 연면적 500㎡ 이상 건축물은 제로에너지건축이 의무화된다.
점진적 시장 변화를 감지하고 있는 창호업계는 이미 초고단열 제품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그 구체적 성과도 속속 목격되고 있다. 특히, 한국에너지공단이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기술요소 참고서’를 통해 LH의 패시브가이드라인 기준인 열관류율 0.8W/㎡·K(이하 단위 생략), 태양열취득률(SHGC) 0.40 이상을 주거용 제로에너지건축물 창호 기준으로 제시하면서, 이에 준하는 제품개발이 화두에 오르고 있다,
이는 에너지절약형 친환경주택기준(중부2지역 주거)인 0.9보다도 높은 수치며, 심지어 독일 패시브하우스의 창호 열관류율 기준으로 알려진 0.85도 뛰어넘는 성능이다.
적극적인 개발의지 ‘시장 선점한다’
제품개발 측면에서는 역시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는 창호 대기업군 업체들의 움직임이 기민하다. 이들은 고기능성 유리 적용 등을 통해 현재까지 다수의 물량을 차지하고 있는 슬라이딩 이중창의 고도화에 힘쓰는 한편, 유럽형 시스템창호의 수요증가를 예견하고 관련 제품 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그중 LG하우시스가 선보이고 있는 ‘LG Z:IN(LG지인) 창호 유로시스템9(E9-TT85PHI)’은 열관류율 0.735의 성능을 보이는 최고급 PVC시스템창호다. 아르곤가스가 충진된 51mm 삼중로이유리를 사용한 이 제품은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한 건축물과 건축자재에만 부여되는 독일 ‘패시브하우스인증(PHI, Passive House Institute)’을 획득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창호 전용 내장 단열재와 고무 패킹 압착 밀폐 시스템 등 LG하우시스만의 차별화된 단열 기술을 적용. 우수한 성능을 구현해 낸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창 중간 프레임 두께를 기존 제품 대비 약 20% 줄여 더욱 쾌적한 시야를 확보했음은 물론, 원목 스타일의 프레임과 매립형 경첩을 적용해 고급스럽고 깔끔한 외관도 구현했다.
KCC가 개발한 패시브하우스 창호도 업계와 시장의 이목을 끈다. 모델명 ‘MBR88Z’의 이 제품은 틸트앤턴 개폐방식의 PVC시스템창호로, 아르곤가스 충진 51mm 삼중로이유리가 적용되었다. 또한, 광폭 프레임에 다격실 구조, 3중 기밀 등도 특징이다. 이를 바탕으로 ‘MBR88Z’은 열관류율 0.762의 성적을 보여 제로에너지건축에 적합한 고단열 창호의 표준 모델이라는 호평을 이끌어 냈다.
KCC는 지난 7월 서울 학여울 세텍에서 개최된 ‘2020 대한민국기계설비전시회’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시관에 이 제품을 선보여 업계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KCC 관계자는 ”그린리모델링, 제로에너지 주택 등 제로에너지건축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단열성과 기능성을 두루 갖춘 고효율 제품 개발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L&C 역시 제로에너지건축 시장공략을 위해 독일 레하우(REHAU)와 협업으로 국내 최고 수준의 고단열 시스템창호 ‘레하우 90 TT’를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이 제품은 아르곤가스 충진 55mm 삼중로이유리와 다중 기밀구조를 통해 열관류율 0.733의 고단열성을 구현했으며, 이전에 문제가 되었던 시스템창호의 단열과 결로 문제를 해결했다는 평이다. 특히, 유럽에서 유행하고 있는 전면유리 방식(Stepped Glass)을 적용해 프레임과 유리의 경계를 없앴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를 통해 넓은 시야를 확보함과 동시에 창호 자체의 디자인을 한층 개선했다는 평이다. 아울러 창 밖 시야를 가릴 수 있는 난간대를 없애 조망성을 높였을 뿐 아니라 건물 외관을 고급스럽게 할 수 있는 다양한 색채의 알루미늄 커버를 외부에 적용할 수도 있다는 점도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요소다.
현대L&C 관계자는 “레하우의 독일 엔지니어와 현대L&C의 엔지니어가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의 기후, 이에 따른 주거 문화를 연구한 끝에 ‘레하우 90 TT’를 개발했다”며 “제로에너지건축 기준을 충족하는 단열성능을 확보했음은 물론, 결로방지 성능기준(지역I, 국내 최저기온 지역에서도 결로방지 우수)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시스템창호 분야에 강점이 있는 이건창호가 최근 출시한 고성능·고단열 알루미늄시스템창호 ‘패시브 시리즈(ESS 250 LS, EWS 95 TT, EWS 95 OW)’도 시장의 관심을 받는다. 특히, 획기적인 단열성능 개선을 위해 ‘하이브리드 단열프레임 설계’를 핵심 기술로 적용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를 바탕으로 대표 제품인 ‘EWS 95 TT’는 삼중유리 적용 시 열관류율 0.86 수준의 단열성능을 자랑하고, 이건창호의 차세대 고성능 유리인 ‘SUPER 진공유리’와 결합 시 0.72의 열관류율을 구현, 제로에너지건축에 걸 맞는다는 평이다.
또한, ‘패시브 시리즈’는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이상의 단열성능을 충족하면서도, 프레임의 두께는 기존 제품 대비 더 슬림해졌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창호의 단열성능을 높이기 위해 창틀의 입면 폭을 두껍게 보강하는 것이 일반적인 개발 방식임을 감안하면 두드러지는 성과로 평가받는다.
남선알미늄의 고효율·고기능성 시스템창호도 제로에너지건축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그중 24mm 로이유리를 적용한 270mm 리프트업 알루미늄 이중창은 열관류율 0.882을 보이며, 80mm 알루미늄 틸트앤턴 제품은 43mm 로이유리 적용 시 0.869의 단열성을 구현한다.
이 제품들은 특히, 창짝과 창틀의 뛰어난 밀착력으로 외부공기, 소음, 미세먼지 등의 차단력이 우수하다는 점이 부각된다. 또한, 핸들 로제트가 없어 깔끔한 디자인도 매력 포인트다. 남선알미늄은 이외에도 열관류율 0.684의 슬라이딩 이중창 등 다양한 초고단열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남선알미늄 관계자는 “남선알미늄의 오랜 기술력과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효율건축에 걸 맞는 고품질 시스템창호 제품을 다채롭게 선보이고 있다”며 “기능성뿐만 아니라 하드웨어의 디자인과 편의성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고 전했다.
커튼월 분야에서는 알루미늄 도장사업과 더불어 지난 2018년 말부터 알루미늄 압출사업을 시작한 제이제이테크의 제품 개발 소식이 눈길을 끈다. 제이제이테크는 지난해 하반기 아르곤가스가 충진된 43mm 삼중로이유리 커튼월 ‘JJ-200PJ-01’을 출시했으며, 이 제품은 열관류율 0.771의 고효율 성적서를 획득했다. 폴리아미드를 활용한 정밀설계가 특징이며, 현장조립이 가능해 작업편의성 역시 뛰어나다는 평이다.
제이제이테크 관계자는 “열관류율 0.771을 받은 알루미늄 삼중유리 커튼월 신제품 ‘JJ-200PJ-01’ 개발을 계기로 고효율 제품 개발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향후에도 고객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고민을 멈추지 않겠다”고 전했다.
또한, 빛나시스템창호, 아트윈도 42mm 삼중유리를 적용한 185mm 일체형노출바, 170mm 노출바 제품에 대해 0.7대의 열관류율을 획득, 고효율 알루미늄창호 시장을 공략하고 있어 주목된다.
그밖에도 2020년 10월 16일 현재 한국에너지공단에 등록된 열관류율 0.8 이하 초고단열 창호 제품은 총 737종이 존재한다. 이는 1등급 제품 3542종 중 20.8%에 해당되며, 전체 등급등록 모델 9195종 중에서는 8%를 차지한다.
단 한 종이라도 열관류율 0.8 이하 등급모델을 보유한 업체는 총 120곳이다. 창호 대기업군에서는 LG하우시스(44종), KCC(40종), 현대L&C(15종), 금호석유화학(2종) 등이 다수의 초고단열 제품을 개발해 놓았으며, 윈체·대신시스템(24종), 센트럴바이오(10종), 선우시스(6종), 시안(4종), 청암(60종), 한솔비엠비(1종), 경희알미늄(5종), 예림화학(2종), 원진알미늄(28종), PNS홈즈(66종), 영림화학(18종) 등 시장경쟁력을 갖춘 중견·중소업체들도 자체 개발역량을 토대로 제로에너지건축시장 대응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울러 엔썸(24종), 유로(2종), 에스알펜스터(2종), 우딘(1종), 삼익산업(2종), 우신윈시스템(5종), 융기(4종) 등 수입시스템창호를 주력으로 하는 업체들 역시 유럽 선진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수의 초고단열 제품을 등급등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초고단열 세대현관문도 시장 관심 이어져
새시분야 뿐만 아니라 외기와 접한 부위에 시공되는 현관·방화문업계 역시 초고단열 제품개발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고도화된 설계와 단열재 적용 확대를 통해 제로에너지건축물 구현에 한 몫하겠다는 움직임이다.
현관문업계에서는 일레븐도어의 행보가 주목된다. 일레븐도어는 최근 알루미늄 소재의 초고단열 현관문 ‘일레븐탑도어’ 개발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이 제품은 지난 9월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으로부터 열관류율 0.772의 성적서를 획득했다. 100mm 폭의 문짝과 150mm 폭의 문틀을 통해 견고함과 보안성을 높였음은 물론, 폴리아미드, 우레탄폼 등 고품질 단열재를 활용해 단열성을 극대화했다.
일레븐도어는 알루미늄과 PVC프레임의 결합을 통해 0.813의 열관류율을 구현해낸 단열현관문 ‘더블도어’와 함께 ‘일레븐탑도어’를 주력 상품으로 내놓고 고효율 건축시장을 적극 공략해 나갈 방침이다.
방화문 중에서는 내화, 차열, 단열, 기밀, 결로방지, 범죄예방 등 6대 복합성능을 갖춘 제품이 이목을 끈다. 현재 전남 순천의 동영산업, 광주의 신흥방화문, 경기도 시흥의 미건도어, 인천의 삼진방화문 등 4곳에서 제작·유통 중인 이 제품은 LH의 패시브가이드라인 열관류율 기준을 뛰어넘는 0.749의 성적을 보인다. 내부패널와 외부패널 사이에 특수소재 전도차단재를 적용해 높은 단열성을 구현했으며, 이를 통해 방화문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초고단열 창호 관련 제품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제로에너지건축 의무화 범위가 민간으로 확대되면 그 수요가 더욱 가파르게 확대될 것”이라며 “단열기술력의 고도화를 통해 합리적인 가격까지 갖춘 제품이 시장을 선점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한편, 제로에너지 건축물은 단열 성능을 극대화해 냉난방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패시브’ 기술과 태양광, 지열 등 신재생 에너지를 생산하는 ‘액티브’ 기술을 적용해 에너지 소요량을 최소화하는 건축물을 말한다.
아울러 독일 ‘패시브하우스 인증’은 에너지 저감 및 친환경 건축물 인증기관인 독일의 패시브하우스협회가 첨단 단열기술을 활용해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한 건축물과 건축자재에 부여하는 인증 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