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VC장판(륨, 이하 장판) 시장도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올해 들어, 주택 매매 거래량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인테리어 수요가 줄면서 장판 시장의 물량 규모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및 인테리어 시장 활성화로 분위기가 좋았던 지난 2020년, 2021년과 대조적이다.
올해 진행된 제품가 인상에도 불구하고, 수익성도 개선되지 못했다. 인플레이션, 전쟁, 고환율 등 영향으로 상승한 원자재 가격을 제품가에 반영했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률이 더 높았고, 공장가동률 감소로 유지비 부담도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장이 위축되면서, 비교적 수익성이 좋은 2.0mm 이상의 중고가 제품 및 고가 제품의 판매 비중도 다소 줄어들었다.
다만, 전망이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올해 수요 감소는 부동산 시장 악화에 기인한 것이지, 제품 자체의 인기 하락이 주요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제품에 대한 인식은 오히려 과거보다 좋아졌다. 층간소음 완화 기능이 있는 기능성 바닥재로 각광받고 있고,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가정에 가장 적합한 바닥재로도 평가받고 있다. 트렌디한 패턴의 샘플북이 선보여지며 디자인 경쟁력도 크게 강화되었다.
물량 규모 1900만평, 전년比 17% 하락
올해 장판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물량 규모로 보면 하락 폭이 크다. 국내 장판 제조업체의 1월~10월 유통물량을 토대로 올해 물량 규모를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올해 총 1900만평이 국내에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2300만평)와 비교하면 약 17% 하락한 수치다. 후발주자들의 유통물량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 업체들의 물량 감소율이 꽤 큰 것으로 분석된다.
장판 시장의 물량 규모가 하락한 가장 큰 이유는 부동산 시장의 침체다. 일반적으로 이사를 하면, 바닥재, 벽지 등을 교체한다. 하지만 금리 인상, 경기 침체 등 이유로 주택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지 않아 이사량이 줄면서 자연스럽게 인테리어 자재의 수요가 감소했다. 실제,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누계 주택 매매 거래량은 38만5391건으로 전년 동기(73만7317건) 대비 47.7% 감소했다. 감소 폭이 매우 크다.
하반기로 들어서면서 주택 매매 거래량은 더욱 줄어드는 추세다. 실제, 업체들의 유통물량 역시 올해 5월까지는 나쁘지 않은 수준을 보였지만, 6월부터 수요가 급감했다. 몇몇 업체는 생산라인 가동일수를 줄일 수밖에 없었다.
한 업체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제품 수요가 줄고, 가격 경쟁은 심화되면서 올해 시장 상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며 “특히, 6월부터 수요가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시장이 경직된 분위기다”라고 밝혔다.
한편, 시트 바닥재라고도 불리는 장판은 가격경쟁력이 우수하며, 쿠션층으로 인해 보행감이 뛰어나고, 안전성도 갖춘 바닥재다. 또한 열전도율이 높아 난방 효율이 우수하고, 시공이 간편하다는 장점까지 갖췄다. 1.8mm부터 6.0mm까지 두께가 다양하며, 두께에 따라 가격은 최대 4배 이상 차이가 난다.
수요 감소로 수익성 확보 고전, 경쟁은 더 치열
올해 진행된 제품가 인상에도 불구하고, 수익성도 개선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상 폭과 시기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업체들은 올해 한두 차례에 걸쳐 제품 가격(도매가, 제조사에서 대리점에 납품하는 가격)을 인상했다. 모두 합치면 평균 인상률은 전년 대비 15% 수준이다. 단가를 인상한 이유는 단순하다. 코로나19에 이은 국제적인 인플레이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뛰었기 때문이다. PVC, 가소제, 발포제, 인쇄지, 박스 등 원재료부터 부자재까지 모든 것의 가격이 올랐다.
다만, 상반기에는 완제품 단가 인상률보다 원자재 가격의 상승률이 더 높아 수익성이 좋지 못했고, 원자재 가격이 어느 정도 안정된 하반기에는 수요 하락 및 이에 따른 공장가동률 감소, 고환율 등의 이유로 인해 수익성 개선에 실패했다. 특히, 급격한 수요 하락으로 생산라인 가동일수가 줄고 유지비 부담이 커지면서 제품가 인상 효과를 거의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업체 관계자는 “최근 1~2년 새 원자재가 인상률이 너무 높았기 때문에, 제품가 인상은 수익성을 일부 방어하는 효과에 그쳤다”며 “특히, 제품가 인상 시기를 고려했을 때, 그 효과를 비교적 크게 볼 수 있는 하반기 시장이 무너지면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비교적 수익성이 좋은 2.0mm 이상의 중고가 제품 및 고가 제품의 판매 비중도 다소 줄어든 모습이다. 시장이 위축되면서 저가 제품인 1.8mm의 수요가 높아진 탓이다. 또한 이로 인해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더욱 중요해지면서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특히, 그동안 낮은 가격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던 후발주자들은 경쟁사 대비 단가 인상률을 낮추는 등 더욱 공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시장점유율 확보에 전념하고 있다. 선두 주자들 역시 적극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이에 대응하고 있고, 일부 선두 업체는 제품가 인상 시기를 유예하는 등 차별화 전략도 선보이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시장이 어려워지면서 가격 경쟁이 더욱 심화된 분위기다”라며 “제품가 인상에도 불구하고 업체들은 하반기 수익을 기대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며, 매출 유지와 단순 흑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국내에서 장판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LX하우시스, 현대L&C, KCC글라스, 재영, 진양화학, 동화기업, 한솔홈데코, 선영화학, 성남, 대진, 녹수 등 11곳이다. 시장점유율은 LX하우시스가 약 40%를 차지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그 뒤를 이어 현대L&C, KCC글라스가 각각 15~20%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고, 재영, 진양화학이 각각 10% 내외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후발주자인 녹수와 대진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5% 내외 수준이다.
층간소음 완화 및 반려동물 바닥재로 주목
올해 시장이 부진하지만, 전망이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수요 감소의 주된 이유는 부동산 및 경기 침체로, 제품 자체의 인기가 하락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현재 장판은 다양한 장점 및 기능성이 부각되면서 인테리어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바닥재 제품 중 하나다.
특히, 층간소음 완화 기능이 있는 기능성 바닥재로 각광받고 있다. 딱딱한 마루, 타일 등 바닥재와 달리 장판은 쿠션층이 있어 경량충격음 감소 효과가 있다. 두꺼울수록 효과가 우수하며, 고쿠션 장판은 충격 흡수 기능으로 보행감이 탁월하고 안전성까지 갖추고 있다. 이에 대기업들은 기능성이 뛰어난 두께 4.5~5.0mm 륨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으며, 중소기업들이 선보이고 있는 고쿠션 제품 역시 경쟁력을 인정받으며 호응을 얻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LX하우시스 ‘LX Z:IN 지아소리잠’, 현대L&C ‘소리지움 5.0’, KCC글라스 홈씨씨 인테리어 ‘숲 휴가온’, 재영(Jflor) ‘아이잠 4.5’, 진양화학 ‘이웃사랑 히트륨’, 동화기업(동화자연마루) ‘자연리움 뮤트’, 한솔홈데코 ‘소리정’ 등이 있다.
A업체 관계자는 “2019년 기준, 중고가 및 고가 제품의 매출 비중은 20%대였지만, 2021년에는 약 35% 수준까지 증가했다”며 “올해의 경우, 시장이 많이 어렵다 보니 저가 제품의 비중이 다소 늘어났지만, 고쿠션 제품의 장점이 확실한 만큼, 시장이 안정되면 중고가 및 고가 제품의 수요가 다시 증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두께 2.2mm 이상의 쿠션감이 있는 장판이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가정에 가장 적합한 바닥재 중 하나로 평가받으며 펫테리어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고쿠션 장판은 두꺼운 쿠션층으로 인한 충격 흡수 기능으로, 반려동물이 뛰거나 점프 시 관절에 전해지는 충격을 최소화해줘 관절 보호에 효과적이다. 또한 일반 바닥재는 미끄럽기 때문에 반려동물 관절에 무리를 주어 슬개골 탈구 등 관절 질환을 유발하는데,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해주는, 안티슬립(Anti-slip) 기능이 있는 장판도 선보여지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은 LX하우시스 ‘LX Z:IN 지아사랑애’, 현대L&C ‘소리지움 5.0’, KCC글라스 ‘숲 도담’ 등으로, 이 제품들은 안전기준을 통과한 반려동물제품에게만 부여하는 ‘반려동물 제품인증(PS인증, Pet Product Safety Certification)’까지 취득했다. 아울러 경량충격음 감소 효과가 있어, 반려동물이 가볍게 뛰는 것과 같은 경량충격음을 흡수해 층간소음 완화에 도움을 준다. 여기에 이음매가 적어 반려동물의 용변 실수에도 잘 스며들지 않아 위생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장판은 충격 흡수, 미끄럼 방지, 소음 감소, 위생성 등 기능성이 뛰어나 반려동물 바닥재로 적합하다”며 “펫테리어 시장의 성장과 함께 실제 펫팸족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