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천만 시대’가 열리면서, 맞춤형 소형 가구와 가전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1인 가구가 주 소비층으로 자리 잡으면서, 작고 효율성 높은 소형 제품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 가구 수는 972만 4256가구로 전체의 41%를 차지했다. 10가구 중 4가구가 1인 가구다. 1인 가구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1000만 가구도 곧 돌파할 전망이다.
이처럼 1인 가구의 비중이 커지면서, 가구 시장에서는 1인용 소파, 소파베드, 토퍼 매트리스 등 컴팩트하고 공간 효율성이 높은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가전 시장에서도 소형 밥솥, 미니 세탁기‧건조기, 미니 정수기, 소형 공기청정기 등 1인 가구에 어울리는 소형 가전들이 출시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컴팩트하고 공간 효율성 높은 1인용 소파, 토퍼 매트리스 등 인기
시대의 흐름에 따라 가구의 트렌드는 꾸준히 변화해왔지만, 주 타겟층은 항상 3인 이상의 가족 단위 가구였다. 그렇기에 가족 구성원이 모두 편하게 이용하고 쉴 수 있는 대형 소파, 대형 붙박이장 등 크고 웅장한 가구들이 주류를 이뤘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분위기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로 소형 평수의 주택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에 적합한 작고 효율성 좋은 가구들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40㎡ 이하 면적의 아파트 매매거래 비중은 전체의 약 25%로 집계되었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6년 이후 역대 최고치다.
1인용 가구로 특히 인기 있는 제품은 소파와 매트리스다. 공간의 크기와 상관없이, 편안한 휴식을 위한 필수품이기 때문이다. 이에 한샘, 현대리바트, 까사미아, 일룸, 알로소 등 많은 가구 기업 및 브랜드들이 1인 가구를 겨냥한 소형 소파 및 매트리스를 적극 선보이고 있다. 1인용 소파 중에서는 특히 패브릭 소파가 주목을 받고 있다. 좁은 공간일수록 아늑한 분위기로 공간을 꾸미는 경향이 있는데, 패브릭은 따뜻한 느낌을 주는 소재다. 최근 일룸에서 선보인 컴팩트형 패브릭 소파 ‘무브’가 대표적이다. 1인용 리클라이너 소파도 호응을 얻고 있다. 업계에서 가장 집중하고 있는 제품이기도 하다. 리클라이너 소파는 등받이, 발받침 각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의자다. 사용자가 원하는 편안한 자세로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1인 가구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의 세컨드 가구로서도 인기가 높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한샘 ‘휴 회전형 좌식 리클라이너’, 일룸 ‘볼케S’, 알로소 ‘라임’, 노르웨지아 ‘마제스티 1인용 전동 리클라이너’, 자코모 ‘씨엘로’ 등이 있다.
매트리스 시장에서는 토퍼 매트리스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 토퍼 매트리스는 일반 매트리스 대비 가볍고 저렴하며, 침대 프레임 없이 사용할 수 있어 공간도 덜 차지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공간 활용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3단 접이식 제품이 1인 가구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소파베드도 1인용 가구로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소파베드는 손쉽게 펼치고 접을 수 있어 소파와 침대 용도로 모두 사용 가능한 제품으로, 좁은 공간에서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최근 레이디가구가 접이식 소파베드 ‘오트’를 출시하는 등 신제품도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
이외에도 1인용 미니 식탁, 작은방 붙박이장, 낮은 신발장 등 혼족을 겨냥한 다양한 소형 가구들이 선보여지고 있으며, 심지어 안마의자 시장에도 소형화 바람이 불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1인 가구의 증가 추세에 맞춰 컴팩트하고 공간 효율성이 높은 가구를 적극 개발·출시하고 있다”며 “수요가 높은 소파와 매트리스 제품을 중심으로 1인 가구를 겨냥한 신제품이 계속해서 선보여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1인 가구에 적합한 소형 가전 수요 증가 추세
소형 가전 시장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국내 1인 가구 수의 비중이 40%를 넘어서면서, 1인 가구에 적합한 소형 가전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작지만 기능성이 뛰어난 제품, 공간 활용성과 실용성에 중점을 둔 제품 등 여러 테마의 제품이 선보여지고 있으며, 밥솥, 건조기, 식기세척기, 공기청정기, 인덕션, 정수기 등 제품군도 다양하다.
실제 소형 가전의 수요도 증가 추세다. 다나와가 진행한 2월 주요 가전제품 카테고리 조사에 따르면, 1월 공기청정기 시장에서 33㎡형 공기청정기의 판매량 점유율은 19%로 전년 동기(9.5%)대비 약 2배 상승했다. 같은 기간 33㎡형 가습기의 판매량 점유율은 53%로 전년 동기 대비 22% 상승했다. 이외에도 많은 제품군에서 소형 가전 판매량의 점유율이 상승했다. 알리바바그룹 산하 해외 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가 지난 3월 발표한 2023년 봄 시즌 국내 소비자들의 직구 소비 트렌드에서도, 커피 관련 가전과 로봇 청소기 등 1인 가구를 위한 소형 가전이 꾸준히 높은 판매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앳홈에 따르면, 앳홈이 지난 2021년 1인 가구를 겨냥해 출시한 미닉스 미니건조기는 출시 후 최근까지 7만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작지만 기능성‧편의성 뛰어난 신제품 잇달아 출시
이러한 흐름이 이어지면서, 시장에서는 1인 가구를 겨냥한 소형 가전들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먼저, 삼성전자는 지난 3월, 강력한 정수 성능은 유지하면서, 최대 유효 정수량 1,500ℓ로 1인 가구나 소형 가구에서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비스포크 정수기 신제품을 출시했다. 비스포크 정수기는 ‘4단계 필터 시스템’으로 수돗물 속의 이물질을 촘촘하게 걸러줄 뿐 아니라 정수 모듈을 싱크대 아래에 설치하는 빌트인 디자인, 다채로운 색상의 파우셋으로 주방 공간을 깔끔하게 사용할 수 있어 국내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LG전자가 선보인 테이블형 공기청정기 ‘LG 퓨리케어 오브제컬렉션 에어로퍼니처’도 대표적인 소형 가전이다. 이 제품은 인테리어와 편의성까지 고려한 융복합 공기청정기다. 테이블로 활용 가능한 컴팩트한 디자인으로 고객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침실, 서재 등 다양한 공간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앳홈은 최근 주방이 좁거나 설거지양이 적은 가구에 최적화된 ‘미닉스 식기세척기’를 출시했다. 미닉스 식기세척기는 일반 전자레인지와 유사한 크기다. 6인용 식기세척기의 약 65% 크기지만, 내부는 2단 트레이로 구성되어 있어 넉넉하게 사용할 수 있다. 씽크대 수전을 연결하는 설치형과 직접 물을 급수해 사용하는 비설치형 2가지 타입으로 주방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밥솥 명가’로 유명한 쿠쿠와 쿠첸도 1인 가구를 위한 소형 가전을 적극 선보이고 있다. 먼저, 쿠첸은 올 초, 소형화 트렌트에 발맞춰 미니 밥솥 2종(머쉬룸, 멜로우)을 선보였다. 특히, 쿠첸 ‘머쉬룸’ 밥솥은 1인 가구와 캠핑족을 겨냥한 미니 밥솥으로 최대 2인분까지 취사 가능하다. 밥솥 높이는 성인 여성 손 한 뼘 정도로 매우 작고 무게는 1.4kg로 가볍다. 또한, 쿠첸이 지난 12월 출시한 ‘1구 슬림 인덕션’도 호응을 얻고 있다. 1구 슬림 인덕션은 4cm의 두께로 주방 서랍에도 들어가는 슬림한 사이즈가 특징이다. 별도 설치 없이 콘센트만 꽂으면 작동되어 조리 공간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소에서 즐길 수 있다.
쿠쿠는 초소형 프리미엄 밥솥 ‘트윈 프레셔 쁘띠’를 선보이고 있다. 이 밥솥은 백미 0.5인분 기준 9분30초, 1인분 기준 11분대에 취사 가능한 ‘슈퍼쾌속’ 기능을 더해 출시되었다. 또한, 초고압‧무압 이중모션 밸브로 백미, 잡곡, 현미밥 등 취향에 맞는 조리가 가능하다. 아울러 최근 ‘1구 셰프스틱 인덕션’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유선형 셰프스틱을 활용해 요리 온도를 정확하게 제어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두께가 3.7cm로 얇고 무게도 3kg으로 가벼워 1인 가구에게 특히 안성맞춤이라는 평이다.
이외에도 교원 웰스의 초소형 공기청정기 ‘미니맥스’, 코웨이의 ‘아이콘 얼음정수기’ 등 1인 가구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경쟁력 높은 제품들이 선보여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가전 시장에서는 1인 가구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신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다”며 “특히, 공간 활용성이 좋으면서 기능성이 우수하고, 디자인까지 예쁜 소형 가전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