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길, 쉼터, 건강의 완벽한 삼박자! 국립김천치유의숲
숲길, 쉼터, 건강의 완벽한 삼박자! 국립김천치유의숲
  • 이보경 기자
  • 승인 2023.08.29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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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수피가 눈부신 자작나무
하얀 수피가 눈부신 자작나무

국립김천치유의숲은 소백산맥의 명산으로 꼽히는 수도산 8부 능선에 자리 잡고 있다. 한국산림복지진흥원에서 운영하는 국내 치유의숲 7곳 가운데 평균 고도가 가장 높다. 덕분에 경북 이남 지역에서 보기 드문 자작나무 숲을 품고 있다. 김천(구미)역에서 자동차로 50분 거리, 말 그대로 오지다. 버스가 하루에 한 번 운행하니 자가용 이용을 추천한다. 국립김천치유의숲 내 주차장은 장애인만 이용 가능하며, 일반 방문객은 수도리공영주차장에 주차하고 산길을 따라 15분 남짓 걸어야 한다.

내륙 깊숙한 곳이라는 것은 어쩌면 청정 지역일 가능성이 크다는 뜻. 국립김천치유의숲은 2019년 문을 열어 웰니스 관광지로 빛을 발했다. 52ha(52) 규모에 자작나무, 잣나무, 참나무, 낙엽송, 전나무, 생강나무 등 수종이 다양하고, 산림 복지 전문 기관이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해 숲길과 쉼터, 건강의 삼박자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국립김천치유의숲은 관찰의숲길, 성장의숲길, 자아의숲길, 아름다운모티길 등 4개 코스로 나뉜다.
국립김천치유의숲은 관찰의숲길, 성장의숲길, 자아의숲길, 아름다운모티길 등 4개 코스로 나뉜다.
하얀 빛깔의 매끈한 자작나무에 둘러싸여 한참을 걷고 또 쉴 수 있다.
하얀 빛깔의 매끈한 자작나무에 둘러싸여 한참을 걷고 또 쉴 수 있다.

치유의숲 내 숲길은 4개 코스로 나뉜다. 자작나무 숲을 둘러보고 내려오는 관찰의숲길(1.6km, 30), 한반도 습지와 전나무 쉼터를 만나는 성장의숲길(3.6km, 1시간), 잣나무 덱 로드가 포함된 자아의숲길(4.5km, 1시간 30), 국립김천치유의숲 전체를 돌아보는 아름다운모티길(5.7km, 6~7시간)이다. 전 구간이 완만해 걷는 데 어려움이 없다. 컨디션에 따라 코스를 선택해 자유롭게 탐방하면 된다.

대표 코스는 단연 관찰의숲길이다. 힐링센터에서 15분쯤 오르면 하얀 나무껍질이 눈부신 자작나무가 늘어섰다. 가벼운 트레킹으로 7ha(7) 자작나무 숲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인기를 끄는 이유다. 수도산 정상부에 위치해 생육 환경이 강원도와 비슷할 거라는 판단이 지금 자작나무 숲의 시작이다. 사람들이 정성으로 가꾼 자작나무 숲은 성공적인 조림지로 거듭났다. 수령 25년이 넘는 자작나무가 하늘을 가릴 정도로 빽빽하다. 시인 백석이 산골집은 대들보도 기둥도 문살도 자작나무다 / 밤이면 캥캥 여우가 우는 산()도 자작나무다라고 읊은 백화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자작나무의 사계는 뚜렷하다. 여름날 자작나무는 푸름 그 자체. 하얗고 매끈한 나무에 둘러싸여 한참을 걷고 또 쉰다. 김천8경에 드는 이곳의 청량한 풍경에 매료되는 순간이다. 자작나무는 껍질에 기름 성분이 많아 장작이 탈 때 자작자작소리가 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껍질의 기름 성분은 산골 사람들이 혹한을 견뎌내는 데도 한몫했다. 자작나무는 추위에 강하고, 피톤치드를 다량으로 뿜어 삼림욕 효과가 크다. 자일리톨의 원료이며, 암 치료에 특효라는 차가버섯이 자작나무에서 자라는 등 쓰임이 많다.

자생식물원과 숲 곳곳에서 셔틀콕을 닮은 관중이 보인다.
자생식물원과 숲 곳곳에서 셔틀콕을 닮은 관중이 보인다.

숲속 명상소를 지나면 자생식물원이 나온다. 이곳에서 보랏빛 투구꽃이 존재감을 드러낸다. 장희빈이 받은 사약에도 맹독성 투구꽃 덩이뿌리가 들었을 터. 수도산과 인연이 깊은 인현왕후가 떠오른다. 투구를 쓴 전투병을 닮은 꽃이 멋진 자태를 뽐내는데, 꽃만 봐선 독초로 상상하기 어렵다. 셔틀콕을 닮은 관중, 노루오줌, 산수국 등이 시선을 빼앗는다.

수도산 마인드 테라피 프로그램가운데 잣나무 덱 로드에서 관람객들이 해먹체험을 하고 있다.
수도산 마인드 테라피 프로그램가운데 잣나무 덱 로드에서 관람객들이 해먹체험을 하고 있다.

수도산마인드테라피는 수령 150년 된 잣나무 숲 사이 덱 로드에서 걷기 명상, 음이온 명상, ‘숲멍체험 등을 한다. 나무 덱에 해먹(그물침대)을 매단 생각 자체가 힐링이다. 산림치유지도사가 해먹 설치하는 법을 간단히 알려주면 저마다 쉼터를 만든다. 여름 불청객 모기가 단잠을 방해할까 싶지만, 잣나무 향이 천연 모기약이 된다. 해먹에도 따로 모기장이 있어 해충에게서 보호받는다. 울창한 잣나무 그늘이 차양이고, 고요한 산속에 울려 퍼지는 새소리가 귀를 간질인다. 치유의숲에서 잣나무 덱 로드는 아는 사람만 와선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른다.

이 밖에 소도구 이완 테라피와 건강 트레킹을 겸한 수도산웰니스테라피’, 힐링센터에서 모둠북을 쳐보는 수도산치유두드림()’ 등 맞춤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국립김천치유의숲 방문과 산책은 연중 상시 가능하며(무료), 프로그램 운영 시간은 주중 오전 9~오후 6시다. 방문일 기준 일주일 전에 예약해야 한다. 예약 없이 현장에서 참여하는 상시 프로그램도 있다. 힐링센터 2층에서 반신욕&힐링 티 체험, 부채 그리기, 반려 식물 심기, 오일 만들기 등 산림치유지도사 상황에 따라 운영한다.

자료 한국관광공사 / ·사진 길지혜 여행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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