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바닥재 시장 ‘SPC바닥재’ 주목
북미·유럽서 인기 상승, LVT 성장률 추월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PVC계열의 바닥재인 SPC(Solid Polymer Core)바닥재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북미, 유럽 등 시장 규모가 큰 선진국에서 SPC바닥재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몇 해 동안 글로벌 바닥재 시장에서는 마루와 카펫의 인기가 줄고, 그 자리를 PVC바닥재가 대체해 나갔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같은 PVC계열의 바닥재인 LVT(Luxury Vinyl Tile)바닥재가 있었다. 물론, 여전히 LVT바닥재가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 면에서는 한참 높지만, 최근 1~2년간 SPC바닥재의 성장률이 LVT바닥재의 성장률을 추월하면서 글로벌 바닥재 시장에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글로벌 바닥재 시장의 떠오르는 샛별 SPC바닥재의 특징에 대해 알아보고,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평가해보았다.
PVC계열 바닥재 ‘SPC바닥재’
SPC(Solid Polymer Core)바닥재는 LVT(Luxury Vinyl Tile)바닥재와 달리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바닥재다. LVT바닥재는 PVC를 주원료로 만든 바탕재에 필름을 붙인 바닥재로, 국내에서는 P타일로 불린다. 다만, 국내에서는 저가 제품의 비중이 압도적인 반면, 해외에서는 보다 두껍고 품질이 우수하며, 클릭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시공이 가능한 고급 제품의 비중이 상당하다. 이에 일각에서는 LVT바닥재를 P타일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보고 있다.
SPC바닥재는 LVT바닥재와 바탕재의 소재, 레이어의 구조 등이 다르다. SPC바닥재는 PVC와 석회석(탄산칼슘)을 배합해 만든 바탕재에 필름을 붙여 생산한 바닥재로, 쉽게 플라스틱과 돌가루를 섞은 코어층이 핵심인 제품이다.
레이어의 구조는 위에서부터 UV-layer, Wear layer, Printing decoration layer(color film layer), SPC core layer, eva balance layer로 구성되며, 두께는 4~5mm다. SPC바닥재 레이어 구조의 가장 큰 특징은 최하부 층에 eva balance layer가 사용된다는 점이다. 이 레이어는 충격을 흡수하는 것을 목적으로 적용된다. SPC바닥재의 바탕재는 석회석과 배합되어 만들어지는 만큼, 매우 딱딱하다. 그만큼, 내구성은 뛰어나지만, 충격흡수가 어렵고 층간소음을 야기할 수 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적용된 것이 eva balance layer다.
고내구성, 친환경성 등 확연한 장점 갖춰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SPC바닥재의 성장세가 도드라지는 이유는 확연한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특징은 내구성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바탕재가 석회석과 배합되어 만들어져 특히 찍힘에 매우 강하고 내마모성도 우수하다. 또한 수축팽창도 거의 없고, 내수성이 뛰어나 스팀청소도 가능하다.
또한 클릭 시공이 가능한 SPC바닥재는 타 접착 시공 바닥재 대비 설치속도가 40% 이상 빠르다. 아울러 셀프시공도 가능하고, 기존 바닥재 위에 덧방시공도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가소제가 사용되지 않아 친환경적이며, 리사이클링(recycling)도 용이하다.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SPC바닥재의 성장 속도가 가파르고, 많은 기업들의 설비 투자도 적극 이뤄지고 있다.
최근 본지 기자가 방문한 중국 칭다오에 위치한 SPC바닥재 생산라인 제조기업 ‘청도삼익플라스틱기계제조유한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세계 여러 나라의 기업들이 청도삼익플라스틱기계제조유한공사의 SPC바닥재 생산라인을 꾸준히 구매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많은 수의 기계를 수출했다. 또한 국내 몇몇 PVC바닥재 기업들도 수출을 목적으로, 이 업체를 통해 SPC바닥재 생산라인을 대량 구매한 것으로 파악되었으며, 현재 상담 진행 중인 국내업체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서 시장 형성 안돼
국내에는 아직 SPC바닥재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다. LG하우시스, 현대L&C, 녹수, 대진, KDF 등 적지 않은 수의 기업들이 SPC바닥재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지만, 이들이 생산 중인 SPC바닥재는 해외 시장에 포커싱이 맞춰져있다.
현재 일부 수입유통업체가 SPC바닥재를 국내에 선보이고 있으며, 자체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는 기업 중 국내에 SPC바닥재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는 기업은 LG하우시스뿐이다. LG하우시스는 지난해 SPC바닥재 ‘프레스티지(PRESTG)’를 선보였다. 녹수도 과거 SPC바닥재인 ‘SOLIDE(솔리데)’를 국내에 출시한 바 있지만, 현재 이 제품은 해외 시장 주력 제품으로 판매되고 있고, 국내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업계에서는 SPC바닥재가 국내에 정착하기 어려울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LG하우시스의 프레스티지처럼 특정 시장을 겨냥한 프리미엄 제품을 제외하곤, 일반 SPC바닥재가 인기를 얻기에는 포지션이 애매하다는 것이다.
국내 소비자들은 PVC바닥재를 저가 제품으로 인식하고 있고, 실제 저가 제품의 수요가 압도적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SPC바닥재는 목질계 마루인 강화마루보다 저렴하지 않다. 비슷한 가격이면 국내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마루를 택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또한 PVC원료를 사용한다는 이유만으로 마루대비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인식도 있다. 실제, 고급 P타일인 LVT가 국내에서 외면 받은 이유도 이와 같다.
한 업체 관계자는 “북미, 유럽 등 시장에서는 리사이클링이 용이한 PVC바닥재를 친환경 제품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고가 제품의 수요가 상당하다”며 “반면, 국내는 PVC바닥재를 단순히 저가 제품으로 생각하고 있어,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SPC바닥재가 자리를 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