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패시브 공동주택 ‘노원 에너지제로하우스’
국내 첫 패시브 공동주택 ‘노원 에너지제로하우스’
  • 월간 THE LIVING
  • 승인 2017.05.03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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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 EZ체험주택

 

외부차양, 고효율 창호 등 최신 제로에너지 공법 적용

지난 129,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시 노원구를 찾았다. 국내 첫 에너지제로 공동주택 EZ House의 입주식이 열렸기 때문이다. 건축업계의 관심이 쏠린 이 현장을 월간 WINDOOR가 찾아 최첨단 차양, 창호, 기밀재 등 제로에너지 공법이 어디까지 왔는지 확인해 보았다.

 

지난달 12, 노원 에너지제로하우스(이하 EZ하우스)는 기록적인 한파에도 훈훈한 모습이었다. 하계동에서 불암산으로 향하는 대로변 옆 길게 뻗은 EZ도서관과 벽면에 BIPV 태양광 전력설비를 부착한 최첨단 시설의 노원EZ센터(홍보관)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공동주택 동이 태양광설비와 외부베네시안블라인드(EVB)를 갖추고 들어서 있다. 이날 마침 미세먼지 대책위원회가 열려 다수의 관계자가 건축물을 찾고 환기시스템을 둘러보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국토교통부 R&D 국가공모사업으로 진행된 임대형 제로에너지 단독주택사업 EZ하우스는 국내에서 시도하는 첫 단지형 제로에너지주택이다. 대지면적 11,344에 지하 2층과 지상 7, 연면적 17,652인 이곳은 공동주택 3동과 연립주택형 1, 단독주택형 2, 합벽형주택 2동까지 총 121세대로 구성된다. 이미 건축업계에서는 공사시작부터 화제가 된 프로젝트로, 201310월 사업 시작 후 KCC건설이 시공해 지난해 완공되었으며, 129일 행복주택 115세대가 입주를 마쳤다.

에너지절감 기술력이 총동원된 만큼 사용자재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에너지제로 주택 구현을 위해 창호, 차양 등 우수 자재들이 총동원되었다.

이번 프로젝트에 EVB를 납품한 바레마코리아 관계자는 에너지제로하우스 건물 전체 콘셉트가 EVB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이번 프로젝트에서 외부차양의 역할이 크다국내 EVB가 공동주택에 대규모 시공된 첫 시도인 만큼, 앞으로 차양이 민간시장에도 널리 보급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VB, 기밀자재, 고효율 창호로 연간 에너지 61% 절감

공동주택 동을 먼저 살펴보면 외부차양, 고성능 시스템창호, 기밀성능 강화, 외단열 공법 등으로 패시브하우스를 실현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일반 주택단지 평균에너지 사용량 대비 약 61%의 에너지를 절감해 눈길을 끈다.

이번 프로젝트에 투입된 차양 및 창호 관련자재는 바레마코리아의 EVB(External Venetian Blind), 프로클리마의 기밀테이프, LG하우시스와 KCC의 창호제품 등이다.

이중 건축물 외관에 외부 블라인드가 창마다 설치되어 건축물 에너지효율을 높인 점이 눈에 띈다. 외부베네시안블라인드는 일사량을 조절해 실내 온실효과를 막아주어 여름철 냉방에너지를 평균 45%, 최대 90%까지 절약할 수 있는 대표적인 에너지절감형 자재다. EZ하우스에는 바레마(WAREMA)코리아의 EVB 제품 ‘E 80 A6 S’이 적용되었다. 특히 외부 기상센서를 통해 기상조건에 따라 무선, 일괄제어가 가능하다. 조도 35klx 이상일 때 블라인드가 내려오고, 15klx 이하면 블라인드가 올라간다. 풍속이 12m/s 이상일 때에도 블라인드가 올라간다.

바레마코리아 관계자는 보통 3층 이상 건물이면 보통 시공을 안 하는 추세였는데 국내 7층 이상의 공동주택에 EVB가 시공된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며 현재 입주민들로부터 제품에 무척 만족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어 외부차양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음을 느낀다고 전했다.

또한, 창호는 LG하우시스와 KCC 고효율 창호제품이 적용되었으며, 단열성능은 창세트 기준 0.872W/, 유리 0.605W/K, 프레임 1.493W/K으로 맞췄다. LG하우시스 제품으로는 유럽형 프리미엄 시스템 창호(Tilt&Turn)유로시스템9(E9-TT70)’102동 일부에 시공되었다. 121세대로 구성된 EZ하우스에서 이곳 102동은 독일패시브협회 패시브 인증대상 건물로 유로시스템9은 이중 절반인 21세대 내에 시공된 것으로 알려진다. 유로시스템9 창은 창틀 프레임 5챔버, 창짝 프레임은 6챔버로 기밀, 단열, 수밀성능이 우수하며 프레임도 슬림해 조망도 우수해 호평받고 있다. 아울러 수퍼로이유리와 아르곤가스, 단열간봉이 적용된 3중 유리를 적용해 성능을 더욱 극대화시켰다.

아울러 건축물의 새는 에너지와 외부공기 유입에 대한 기밀 문제는 독일 기밀자재브랜드인 프로클리마가 해결했다. 프로클리마는 패시브하우스로 알려진 독일에서도 우수한 성능으로 알려진 브랜드로, 몇 해 전부터 국내 주요 패시브하우스 현장에도 적용되고 있다. 이곳에는 프로클리마의 창호 기밀테이프, 팽창테이프, 콘센트 기밀캡, 배관·전기기밀자재가 적용되었다. 이중 기밀테이프는 내부창호와 문의 벽체 연결부위에 시공해 방습 및 기밀성능을 구현하며, 투습성능이 있어 습기에 의한 하자를 방지해 곰팡이와 결로를 해결한다. -20~90의 온도저항성능을 지니며 창호주변 단열재를 보호하는 방습성능을 지닌다.

그 외 외단열공법으로 탄산칼슘계 준불연재와 결합한 복합단열재를 사용해 벽체 등의 열관류율을 강화시킨 점도 눈길을 끈다. 아울러 진공단열재와 이중가스켓으로 제작된 일성코리아의 단열문 이글루도어가 시공되었다. 이글루도어는 설치시 열관류율 0.7902W/K 값을 지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러한 고효율 자재들이 복합적으로 패시브 기술을 완성시키며 건축물 에너지사용량을 대폭 낮추는데 기여했다는 평이다.

 

액티브·신재생 통해 제로에너지 구현

다음으로 환기시스템, 조명, 냉난방, 급탕 등의 액티브 기술과 태양광 및 지열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기술 등이 적용되었다. 창호, 차양 등 패시브 기술을 적용해 61%의 에너지를 절감한 데 이어 고효율 설비를 통해 13%를 추가적으로 절감시켰고,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통해 33%의 에너지를 생산해 궁극적으로 제로 에너지를 실현할 수 있었다.

고효율 설비로는 열회수형 환기장치가 꼽힌다. 고효율 열회수형 환기장치는 쾌적한 실내 공기질을 확보하면서 공기교환 시 손실되는 열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전열교환효율 87% 이상을 목표로 했다. 판형 방식의 제품으로 개별형에 힘펠, 중앙형에 Flakt Woods(스웨덴), System air(독일) 제품이 적용되었다.

또한, 건물 옥상 및 벽면에 부착된 태양광패널을 통해 연간 약 400MWh의 전력이 생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단지 공용부 및 세대부에서 소비하게 된다. 또한 지열히트펌프를 통한 예상 연간발전량은 365MWh이다.

 

세종·김포·오산, 신규 EZ하우스 예정

한편, 이번 프로젝트 정식 완성은 오는 4월이지만 전체 121세대 중 115세대는 행복주택 공공임대로 이미 입주계약이 완료되었으며, 나머지는 연구모니터링 2세대, EZ공동체주택 3세대, 게스트하우스 1세대로 운영될 예정이다. 직접 숙박하며 제로에너지하우스를 체험할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인 EZ체험주택과 더불어 EZ홍보관은 이번 달 정식 개관을 앞두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후 세종시·김포시·오산시에서 진행될 임대형 제로에너지 단독주택사업도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적용할 자재도 입찰로 진행한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명지대학교 제로에너지 건축센터 관계자는 프로젝트가 정식 마무리되는 4월 이후 사용자재를 소개하는 관련서적도 출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 제로에너지 건축물 구현에 해외자재의 비중이 높다는 점은 과제로 남는다. 현재 창호와 단열문, 단열재, 열회수형 환기장치(개별형)를 제외한 열교차단재, 기밀테이프, 폴리우레탄, 외부차양(EVB), 열회수형 환기장치(중앙형) 등은 독일이나 스웨덴산 제품이다. 패시브나 액티브 기술이 국내보다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럽시장에서 먼저 개발되어 활성화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업계 관계자들은 이미 세계시장에서 패시브, 제로에너지 기술의 주도권을 가진 독일제품 앞에서 국산화의 실현가능성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산 제품이 나오더라도 수요가 적절히 받쳐주거나 정책적 뒷받침이 있어야하는데 그런 것 없이 무조건 국산화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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