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도어록 업계, 해외시장 눈 돌리나?
디지털도어록 업계, 해외시장 눈 돌리나?
  • 권재원 기자
  • 승인 2015.09.07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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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기업과 인수합병 통해 수출 ‘확대’

디지털도어록 업계가 해외시장으로 눈길을 돌리며 수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국내 업체들이 해외기업과의 인수합병을 통해 거대한 해외 영업망과 국내의 높은 기술력을 결합,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어 향후 수출량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관련 업계에서 상위권 점유율을 갖고 있는 밀레시스텍이 최근 해외업체에 인수된 것 역시 이러한 흐름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한 국내시장에서 차별화를 꾀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도 가져갈 수 있는 파이는 한정된 상태다”며 “현재 대부분 디지털도어록 업체들이 해외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기업, 국내 디지털도어록 ‘매력적’
지난 7월 아일랜드에 위치한 세계적인 보안업체 알레지온(Allegion)이 국내 디지털도어록 업체 밀레시스텍을 인수하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밀레시스텍의 최대주주인 이상옥 대표는 자신의 지분 68%를 포함한 회사 지분 100%를 알레지온 측에 매각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알레지온은 뉴욕 증시에 상장된 S&P500 기업 중 하나로, 연 매출 2조원의 글로벌 보안업체다. 미국, 중국, 유럽 등지에 자회사를 두고, 현재 120여개 국가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집이나 회사 출입문에 설치되는 잠금장치 등이 주력 생산 제품으로 알려진다.
밀레시스텍 관계자는 “해외시장 진출에 한계를 체감하던 도중 알레지온 측에서 접촉이 들어왔다”며 “알레지온의 인수로 향후 해외 영업망을 확대해나가는 데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국내 디지털도어록 업체가 해외기업에 인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7년 국내 시장 점유율 1위인 아이레보가 스웨덴의 보안 솔루션 업체 아사 아블로이(ASSA ABLOY)에 인수된 전례가 있으며, 지난해 4월 아사 아블로이는 국내 디지털도어록 제조업체 유니락을 인수하기도 했다.
아이레보 관계자는 “자사는 지난 2001년부터 북경, 상해 등에 법인을 세우고 입지를 다져왔지만 해외기업의 주거용 시장 진입은 이제 시작 단계”라며 “현재 아시아뿐만 아니라 미국·유럽 진출을 위한 세계화 전략 파트너로 충실히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M&A로 중국 등 아시아 진출 ‘본격화’
이처럼 해외기업이 국내 디지털도어록 업체를 인수하는 배경에는 각 업체가 보유한 높은 기술력과 국내 제품 보급률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해외업체들은 호텔용, 사무실용 등 산업용에선 앞서 있지만, 일반 주거용은 국내업체가 강점을 보이고 있어 매력적이라는 것. 국내 업체 역시도 보급률이 낮은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해외기업이 가진 영업망과 자본력을 충분히 활용, 수출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디지털도어록은 국가마다 다른 주거문화와 제품의 규격 등으로 인해 국내 제품을 그대로 설치할 수 없는 걸림돌이 존재한다”며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공장 설비 및 R&D 분야에 투자하는 비용을 늘리기에는 중소기업이 갖는 리스크가 상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와 달리 해외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해외업체와 손을 잡는다면 위험부담을 덜어낼 수 있어 수출확대에 큰 도움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외기업과 손잡은 국내 업체들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 대만, 홍콩 등 아시아로의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국내업체들의 주요 공략 국가 중 하나다. 중국업종연구망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중국 디지털도어록 시장규모를 약 60억 위안(9억8200만 달러)으로 추정했으며, 이는 2009년 중국 도어록 전체 시장의 5%를 차지하던 것이 10%대로 증가, 3년 만에 두 배 이상 성장한 규모다.
특히, 아이레보는 아사 아블로이에 인수되기 이전부터 상하이, 베이징 등 주요 지역의 80여 개 대리점을 통해 유통은 물론, 서비스망을 갖춰 시장 경쟁력을 키웠으며, 인수합병 후에는 수출부문 매출액 증가와 함께 미국·유럽 등 수출국가가 50여 개국으로 늘어났다고 업체 관계자는 전했다. 밀레시스텍 역시 중국 현지 판매점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으며, 일본에는 OEM 형식으로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만에 지문인식 기능을 갖춘 제품을 수출하기도 했다.
밀레시스텍 관계자는 “그동안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부분이 적었던 게 사실이다”며 “이번 인수합병 후 아시아권 수출을 확대해 나가는 데 힘이 실릴 것이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삼성SDS는 지난해 종영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당시 주인공이 사용했던 ‘푸시풀 디지털도어록’의 중국 판매량이 2배가 가까이 늘어나는 등 중국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국내는 디지털도어록 보급률이 사용의 편리함과 안정성 등의 이유로 50%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세계적으로 따져도 톱클래스 수준이다. 반대로 말하면 디지털도어록 세계화는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수출량 약 8만개…역대 최고 ‘눈앞’
디지털도어록 생산량은 지난 2010년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역시 최고치(약 190만개)를 기록했던 지난해와 비슷한 생산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디지털도어록 생산량은 91만4997개로 지난해 동기 대비(92만486개)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반면, 올 상반기까지 수출량은 7만9021개로 4만4148개를 기록했던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총 수출량(8만9956개)과 엇비슷한 수준일 만큼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러한 추세를 보이자 업계는 역대 가장 많은 수출량(14만3613개)을 기록한 2012년도를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도어록 수출량 증가가 눈에 보일만큼 업체들의 수출이 본격화 되었다”며 “앞으로 수출량 증가폭은 더욱 커질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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