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가격은 하락세 불구 여전히 고공행진
최근 PVC 새시 가격 안정세… 2년째 변동 無
국내 PVC 새시 가격 움직임이 2년째 제자리걸음을 보이며 안정세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이 발표한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 2011년 PVC 새시 가격 지수는 119(2005=100)로, 통계가 집계된 2001년 이후 최정점을 찍고 2년 후인 2012년 말까지 그 수치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비교적 원자재 가격이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고, 각 업체들의 치열한 경쟁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그 원인으로 분석된다.
10년 간 가격 움직임 ‘시장 상황에 민감’
통계 집계 초기인 지난 2001년 PVC 새시 가격 지수는 83.4 수준이었다. 이는 2012년 11월 현재 119보다 30% 가량 작은 수치였다. 이 후 급증하는 수요에 따라 업체들의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지난 2002년부터 2004년까지는 수요와 공급이 원활해 3년 간 0.3 상승에 그쳤다. 이렇다 할 국내외 경제 위기가 없었음은 물론 국내 아파트 건설시장이 활기를 띠고, 월드컵 특수까지 겹쳐지면서 PVC 새시 시장에 웃음꽃이 막 피어나던 시기로 평가된다.
지난 2005년부터는 수요가 더욱 급증하기 시작해, 가격 역시 100까지 상승했다. 아파트 건설 경기 상승세가 여전히 이어졌고, 재건축 시장도 한 몫 거들어 연 생산 20만톤을 훌쩍 뛰어 넘을 만큼 건자재 수요가 급속히 늘어나던 시기였다는 점이 가장 큰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정부의 에너지절약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고기능 창호가 속속 선보였고, 제품의 고급화, 브랜드화 역시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05년부터는 PVC 가격에 비해 원자재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수익성이 좋았던 때”라며 “이후 원자재 가격이 소폭 상승하고, 수요가 더욱 늘면서 가격인상은 당연한 수순이었다”고 전했다.
지난 2006년부터 2008년까지는 연 생산 23만톤을 가뿐하게 넘나드는 PVC 새시 시장의 전성기였다. 가격인상을 굳이 하지 않고 2005년 수준을 유지해도, 업체들의 매출에는 문제가 없었다. 이 시기 가격 지수는 102.5~102.6으로 상승치가 2.5% 정도에 불과했다.
2009년 이후 새시·수지 가격 ‘춤췄다’
이 후 글로벌 경제 위기가 휘몰아치자 상황은 급변했다. 장밋빛 전망으로 가득했던 국내 건설경기도 이 영향으로 수직 하락하기 시작했고 지난 2009년 PVC 새시 생산량은 8년 만에 20만톤벽을 지키지 못했다. 이후 2011년까지 3년 간 내리막을 걷기도 했다. 급속히 퍼진 불안감은 1년 만에 큰 폭(약 15%)의 가격인상을 단행케 했다. 이때의 가격지수는 118 까지 치솟았다. 이 수치는 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비슷하게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2009년의 급격한 가격 상승은 원자재가 상승에 따른 것이라기보다 시장 축소에 따른 각 업체들의 매출규모 유지 전략이 함께 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2010년부터는 상황이 더욱 악화되었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급등, PVC 수지 가격이 이전 10년 중 최고치인 136.3을 기록하며, 시장을 압박했다. 그럼에도 2009년 이미 가격 인상을 단행했던 업체들은 대리점의 반발 등을 이유로 가격인상을 잠시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2011년 들어서면서 PVC 수지 가격이 사상 최고치인 168.3, 실가격으로 톤당 170만원 대까지 치솟으면서 어쩔 수 없이 2010년 말부터 2011년 초 각 업체별로 총 10~15% 안팎의 가격인상을 1~2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큰 폭은 아니었지만, 악화일로를 걷고 있던 시장상황과 치열한 대리점 영업경쟁을 감안하면 업체들의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로 이 시기, 가격인상에 반발하던 대리점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인상을 철회한 업체도 있었다.
최근 수지 가격 안정세, 가격 움직임은 둔화
지난해에는 국제유가가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PVC 수지 가격이 156으로 소폭 감소했고 지난해 말에는 이보다 더 하락해 146.6으로 지난 2010년 수준을 회복했다. 하지만 새시 가격은 2년째 움직임이 없었다. 가뜩이나 수익성 난국에 봉착해 있던 업체들은 원자재가격이 소폭 감소했다고, 무작정 가격을 인하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언제 또 다시 PVC 수지 가격이 춤을 출지 모르는데다, 국내 경기 역시 확연한 회복세에 있다고 보기에는 힘들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한 업체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원자재 가격이 몇 년 전보다 떨어졌다고 이것을 떨어진 것이라고 인식하기는 힘들다”며 “워낙 올랐던 때에 비해서 안정된 것이기 때문에 당분간 현재의 가격 선에서 업체별로 소폭의 움직임만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