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건축물 증가, ‘HOT’한 창호 개보수 시장
노후건축물 증가, ‘HOT’한 창호 개보수 시장
  • 차차웅 기자
  • 승인 2020.07.07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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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이상 노후건축물이 전체의 40%에 달하는 한편, 신규 주택준공물량이 올해 이후에도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창호업계가 개보수 시장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정부 역시 각종 그린리모델링사업에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는 등 힘을 싣고 있는 상황. 수년째 수익성 악화와 물량 감소를 겪어 온 창호업계는 특화 제품 개발, 온오프라인 마케팅 등의 전략을 펼치며 증가하고 있는 창호 교체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내비치고 있다.

 

신축시장 위축 창호 개보수 시장에 사활

창호교체 수요 증가, 소비자 접점확대 전개

창호 관련 업계가 개보수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신규 건축시장의 위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새로운 먹 거리로 노후 창호교체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 관련 특화제품을 선보이는 한편, 노후 아파트 단지 창호교체 행사, 온오프라인 채널을 활용한 B2C마케팅을 전개하는 등 업계의 적극적인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본사 차원에서 향후 개보수 시장 매출 비중을 신축시장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전략을 갖고 있다그만큼 관련 대리점 지원책에 대한 고민도 수반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신규 주택준공 물량, 내년 이후 큰 폭 감소

이와 같은 흐름은 우선, 신규 건축시장이 향후 몇 년 간 침체기를 겪을 것이라는 전망에 기인한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실제로 연간 국내 주택 준공(입주)물량은 지난 2018년을 정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선 상황이다.

국토교통부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건축경기가 좋지 않았던 지난 2013년 총 39.5만호(아파트 23.5만호, 비아파트 16만호)의 준공물량을 기록한 이래 201443.1만호(아파트 27.7만호, 비아파트 15.3만호), 201546만호(아파트 28.5만호, 비아파트 17.5만호), 201651.4만호(아파트 32만호, 비아파트 19.4만호)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 왔고, 이후에도 201756.9만호(아파트 38.9만호, 비아파트 17.9만호), 2018년에는 무려 62.7만호(아파트 48만호, 비아파트 14.6만호)역대급준공물량을 보이며 창호를 비롯한 건축자재 업계에 양적성장이 진행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준공물량이 감소하기 시작하면서 51.7만호(아파트 40.1만호, 비아파트 11.6만호)를 기록했고, 올해에는 약 44만호(아파트 34만호, 비아파트 10만호) 수준으로 감소 폭이 더 커질 것으로 업계와 부동산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준공물량 하락세가 2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사실 창호 특판시장의 경우 연간 아파트 30~40만호 수준이 유지되면서, 이에 대한 기수주 물량이 투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대기업군 업체들의 직접적인 물량 감소 폭은 아직 크지 않다는 게 일선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다만, 시판시장의 경우 비아파트 준공물량이 지난 2016년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들면서 중소창호업체들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형편이다. 비아파트 준공물량은 지난 201619.4만호로 정점을 찍은 이후 감소세가 지속되며 올해는 2016년의 반토막 수준인 10만호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업체 관계자는 시판시장을 주로 공략하는 중소창호업체들은 이미 2년 전부터 물량이 30~40% 감소한 곳이 적지 않다품목을 다변화하고 신사업을 진출을 통해 매출 규모를 어렵게 유지하는 업체도 많다고 말했다.

게다가 내년 이후에는 더욱 큰 위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 관련 전문연구기관, 부동산 전문가들은 국토교통부의 각종 통계자료를 토대로 내년 아파트 준공물량이 지난 2013년 수준인 23~25만호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비아파트 역시 올해와 비슷한 수준 또는 소폭 반등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연간 주택준공물량이 내년에는 30만호대 초중반에 머물게 되는 셈이다.

한 관계자는 대출 규제, 분양가 상한제 시행 등으로 인한 정비사업 사업성 하락으로 신규 주택 공급이 당분간 위축될 것이라며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요인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신규 주택공급 여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30년 이상 노후건축물, 전체 40% 육박

이와 같은 신축 물량업의 감소세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업계가 창호 개보수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는 또 다른 주요인은 노후건축물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2월 발표한 2019년도 전국 건축물 현황통계에 따르면, 사용승인 후 30년 이상 지난 건축물은 전년대비 2.7% 증가한 2738500동이다. 이는 전국 건축물 7243472동 중 무려 37.8%를 차지하며, 연면적으로는 3860876730, 15.7%에 달한다.

수도권 노후건축물의 경우 주거용이 34.9%로 가장 많고, 상업용(26.1%), 문교·사회용(17.6%), 공업용(9.6%) 순이며, 지방 또한 주거용이 51.5%로 가장 많고, 상업용(27.5%), 문교·사회용(20.2%), 공업용(15.9%) 순으로 노후화가 심화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노후 건축물(30년 이상)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대구 서구(42.4%)이며, 서울 중구, 부산 동구, 경북 울릉군, 대구 남구 등도 노후 건축물이 많이 분포한 지역으로 꼽혔다. 아울러 노후 주거용 건축물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는 전남 신안군(59.2%), 그리고 전남 진도군, 전남 강진군, 경북 의성군, 경북 울릉군 등이 대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개보수 수요로 분류되는 사용승인 후 15년 이상 지난 건축물은 전체의 3분의 2를 상회한다. 4864639동으로 67.1%를 차지하고 하며, 그중 주거용 건축물은 3331200동에 달한다.

이처럼 해마다 노후건축물이 증가하고 있는 데 반해 신규 주택 공급물량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노후건축물에 대한 개보수 수요가 폭넓게 증가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노후건축물 증가세에 비해 멸실 건축물이 많지 않다는 점 역시 기존 주택의 개보수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낳는다특히, 상업용 건축물보다 주거용 건축물의 노후도가 2배 가까이 높다는 점 역시 눈에 띄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그린리모델링사업도 전방위에서 확대

정부의 각종 정책 방향 역시 창호 개보수 시장 성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3‘2020년도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에는 그린뉴딜사업과 관련해 에너지 소비 저감을 위한 공공건축물의 그린리모델링과 공공임대주택 그린리모델링 사업에 2352억원, 그린뉴딜 관련 R&D30억원이 반영되었다.

이와 관련 국토교통부는 전체 건축물 대비 준공 후 15년 이상 경과한 노후건축물의 비중이 약 70%에 달하는 등 최근 노후화된 건축물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 건축물의 에너지저감과 이용환경 개선을 위해 2020년 중 공공건축물 1085동과 공공임대주택 1300호에 대한 그린리모델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민간부문의 경우에도 그동안 그린리모델링사업이 집중되어 온 공동주택 이외에도 에너지소비가 많은 단독주택과 소규모 건축물을 대상으로 한 이자지원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여기에는 고단열 벽체, 환기시스템 보강 등과 함께 고효율 창호 적용이 핵심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지난달 1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6차 비상경제회의에서도 그린뉴딜의 구체적 내용으로 노후화된 건축물의 에너지 성능을 높이는 그린리모델링 추진이 화두에 올랐다.

오는 2022년까지 58000억원의 재정을 투입해 도시·공간·생활 인프라의 녹색 전환에 박차를 가한다는 것. 어린이집 1058개소, 보건소 1045개소, 의료기관 67개소, 공공임대주택 186000호 등 4대 노후 공공건축물에 고효율 창호와 단열재, 환기시스템 등을 보강해 그린리모델링으로 재탄생한다는 것이 골자다.

한편, 정부의 그린리모델링 이자지원사업은 최초 시행된 지난 2014352건이 추진된 이래 20152753, 20167742, 20178551, 20189278, 지난해 11000여건으로 점진적 활성화가 전개되고 있다. 20206월 현재 그린리모델링 창조센터에 등록된 사업자는 총 478개 업체이며, 이중 창호공사 가능업체만 411곳에 달한다.

 

소비자 눈도장 받아라 개보수 마케팅 열전

이와 같은 여러 신호를 바탕으로 창호 개보수 시장의 성장을 예감하고 있는 관련 업계는 다양한 방식의 맞춤형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TV홈쇼핑, 아파트 단지 내 행사, 개보수 특화 제품 개발 등이 대표적이다.

그중 LG하우시스는 월 40차례 이상의 TV홈쇼핑을 진행하며 창호 교체 소비자들의 선택을 이끌어 내고 있다. 보급형부터 프리미엄급까지 갖춘 수퍼세이브3·5·7 제품군이 큰 인기를 얻고 있으며, 특히, 수퍼세이브3은 합리적인 가격대와 우수한 기능성과 디자인까지 갖춰 창호 리모델링에 적합한 제품으로 꼽히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말 오프라인 단지행사에 특화해 개발한 수퍼세이브3 플러스도 눈길을 끈다.

아울러 원데이 클린시공 서비스와 최장 10년 품질보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도 창호 개보수 시장에서 LG하우시스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는 평이다. 이를 토대도 그린리모델링 시장에서도 수년 간 압도적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KCC·KCC글라스의 행보도 주목된다. KCC글라스는 올 초 11번가에서 입점, 창호 시공 상품을 선보이는 등 온라인을 활용한 창호 교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실측, 시공, 수거, 사후관리까지 모두 포함한 패키지를 통해 창호 리모델링에 대한 일반 소비자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있다는 평이다.

또한, KCC는 지난 2월 강남 대규모 아파트 재건축 단지 등 고급 신축 및 개보수 창호 시장 공략 강화를 위해 알루미늄(AL)-폴리염화비닐(PVC) 일체형 복합창호 뉴하드윈V9’을 출시하기도 했다.

현대L&C 시판대리점 현대그린창호의 아파트 단지 내 행사 모습
현대L&C 시판대리점 현대그린창호의 아파트 단지 내 행사 모습

특판시장 비중이 높았던 현대L&C 역시 창호 개보수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현대 브랜드를 통해 인테리어·리모델링 분야에서 소비자 친근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과 더불어 청주 물류센터를 통합 납기 단축, 각종 온라인 마케팅 강화, 오프라인 단지행사 추진 등 다방면의 전략을 적극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완성창 브랜드 Q윈도우 시리즈(300·500·700)가 개보수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으며 특히, 합리적인 가격과 간결하고 슬림한 설계를 통해 아파트·일반주택 리모델링에 최적화된 Q윈도우300의 선택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휴그린 브랜드의 금호석유화학도 올해 들어 신축 시장은 물론, 창호 개보수 시장 공략을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배우 신민아를 모델로 발탁, 온오프라인 매체를 통한 광고·홍보 캠페인을 본격화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자동 환기창’, ‘항균 핸들’, ‘히든레일 창등 휴그린 창호제품의 고품격과 고기능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리모델링 패키지를 선보이고 있는 윈체의 발걸음도 주목된다. 창호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들을 위해 스마트 패키지, 디럭스 패키지, 프리미엄 패키지 등을 구성해 선보이고 있으며, 12년 품질보증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도 창호 교체를 앞둔 소비자들의 눈길을 끄는 요소다.

이건창호 역시 합리적인 가격과 뛰어난 성능을 갖춘 PVC 시스템창호로 개보수 시장에 나서고 있다. 그중 리프트 슬라이딩(Lift Sliding) 방식으로 설계된 ‘PSS 185 LS’는 창 하나로 이중창급의 단열과 기밀성능을 구현하는 제품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리모델링 전용창인 ‘PSSi 250 SD’‘PSSi 135 SD’가성비가 뛰어나 스마트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다. 특히, 인체공학을 바탕으로 디자인한 핸들을 적용하는 등 소비자들의 선택을 이끌어내기 위한 섬세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인프라·인지도 취약한 중소업체는 한숨

막강한 인프라를 보유한 대기업군 업체들과 일정 수준의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는 일부 창호 중견업체 이외에 중소창호업체들은 대부분 가격경쟁력을 주 무기로 창호 개보수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는 브랜드 인지도에 더해 가격적 차별점 역시 희미해지고 있다는 점은 악재다. 신축 특판시장의 위축을 예감하고 있는 대형 업체들이 저마다 중저가 라인업을 구축, 가격에 민감한 개보수 시장에 적극 나서고 있는 까닭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신규 건축시장 침체 속에 막대한 인프라와 브랜드 인지도를 갖고 있는 대형 업체들이 개보수 시장에 본격 진입하면서 중소업체들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저가 시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지만 수익성 악화가 고착화되고 있어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부주도 그린리모델링사업에서도 실적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현재 그린리모델링 사업자 중 창호공사가 가능하다고 신고한 411개 업체 중 실적이 단 1건이라도 있는 업체는 111개 업체인 것으로 조사된다. 건자재업종으로 한정하면 불과 38곳이다. 여기에는 대기업 브랜드로 영업에 나서고 있는 대리점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으며 이들은 여타 업체 중소 브랜드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린리모델링도 결국 소비자가 브랜드를 선택하기 때문에 인지도 높은 제품의 인기가 좋을 수밖에 없다사업자만 등록해 놓고 실적을 전혀 올리지 못하고 있는 업체가 상당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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