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다채로운 컬러로 단장한 가구·가전 눈길
가구, 가전 등 홈퍼니싱 시장에 컬러 바람이 불고 있다. 기능성과 활용성, 그리고 형태에만 집중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 기업들이 형형색색의 컬러를 입힌 홈퍼니싱 제품들을 시장에 대거 쏟아내면서 새로운 트렌드가 형성되고 있는 것.
무난한 컬러의 가구를 중점적으로 선보이던 기업들이 파스텔톤부터 원색과 같은 파격적인 컬러의 가구를 출시하고 있고, 가전 업계에서는 최근 백색가전이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다채로운 컬러의 디자인 가전을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업계의 행보와 개성 있는 인테리어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증가가 맞물리면서 홈퍼니싱 시장이 컬러로 물들고 있다.
파스텔톤부터 원색까지, 가구에 과감한 컬러를 입히다
가구 업계가 컬러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많은 국내 가구 기업들은 기능성, 활용성, 형태가 업그레이드된 제품들을 꾸준히 출시해왔지만, 컬러에서 만큼은 보수적인 성향을 보여 왔다. 화이트·블랙·그레이 등 무채색, 베이지·브라운 등 무난한 컬러, 원목 느낌이 나는 컬러가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일반적인 가구 컬러다. 물론, 기업 입장에서는 당연한 선택이었다. 화려하고 특별한 컬러일수록 인테리어 매치가 어려워, 소비자에게 자칫 외면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인테리어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가 크게 높아졌고, 전문 지식까지 갖추기 시작하면서, 많은 소비자들이 보다 새롭고 차별화된 공간을 연출할 수 있는 가구 및 소품을 갈망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러한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수단 중 하나로 컬러를 선택, 최근 많은 기업들이 기존 시장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과감한 컬러의 가구를 적극적으로 선보이기 시작했다.
먼저, 현대리바트는 최근 팝아트·수채화·유화 등에 활용되는 다양한 예술 작업 기법에서 영감을 받아 이질적인 소재 및 컬러를 가구 디자인에 과감히 조합한 ‘팝 캐주얼 가구’ 컬렉션 16종을 출시했다. 팝 캐주얼 가구는 수납장·티 테이블·스툴·거울·잡지꽂이 등 소가구로, 자유로운 형태의 곡선과 파스텔 계열의 컬러 등을 조합한 독창적인 디자인의 컬렉션이다. 현대리바트는 이번 팝 캐주얼 컬렉션에 다양한 예술 작업 기법에서 영감을 받고 디자인 차별화를 꾀했다. 또한 기존 화이트·그레이 등 단조로운 컬러 외에 트렌디한 느낌의 원색·파스텔톤 등 20여 컬러를 팝 캐주얼 가구 대표 색상으로 선정했다.
현대리바트는 팝 캐주얼 가구에 이어, 레드·블루 등 원색을 사용하고 철제·패브릭 등 다양한 소재를 조합해 디자인을 차별화한 ‘위트로(WE-TRO)’ 컬렉션도 출시했다. 침대·소파베드·책상·수납장 등 총 23종으로 구성된 위트로 컬렉션은 컬러로 다양함을 시도했다. 국내 가구업계에서 메인 컬러로는 금기시되어 온 원색을 과감하게 사용한 ‘위트로 레드 에디션’, 화이트와 블랙 등 무채색과 패션 디자인을 조합한 ‘위트로 블랙 에디션’, 단정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강조한 ‘위트로 콤마 에디션’ 등 과감한 컬러 디자인으로 큰 이목을 끌고 있다.
에몬스가구는 다양한 컬러 조합이 가능한 ‘시스테마’ 붙박이장을 출시했다. 시스테마 붙박이장은 소비자가 원하는 컬러와 구성을 맞춤으로 제작하는 콘셉트의 제품이다. 기본색인 아이보리와 최근 인테리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핑크 그레이를 메인 컬러로 내세웠다. 여기에 파스텔톤 블루, 버건디까지 포함해 총 4가지 컬러의 도어를 원하는 구성에 따라 조합할 수 있다. 하나의 색으로 구성할 수도 있고, 2가지나 4가지 컬러 모두 조합해 구성할 수도 있어, 인테리어 콘셉트에 맞는 다채로운 분위기 연출이 가능하다.
이에 이어 에몬스가구는 소비자가 원하는 컬러, 형태, 사이즈까지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제품 ‘리젠스’ 소파의 ‘그랑 블루’ 컬러를 새롭게 선보였다. 고급스러운 컬러감을 표현해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라이트 그레이, 그레이, 네이비, 누드, 브릭 브라운 컬러에, 공간에 깊이감을 주는 블루까지 추가, 총 6가지의 컬러로 소비자의 취향을 충족시키고 감각적인 인테리어 연출이 가능하다.
에넥스도 올해 컬러 인테리어에 특화된 가구를 출시했다. 업계 최초로 선보였던 커스터마이징 주방 ‘키친팔레트 시리즈’는 시즌2로 라인업을 확대했으며, 붙박이장도 커스터마이징 가능한 ‘워드롭팔레트 시리즈’를 새롭게 선보였다.
키친팔레트 시리즈 시즌2는 도어 디자인 8종, 도어 컬러 18종, 손잡이 27종으로 선택지가 확대되었다. 도어 컬러는 최신 트렌드 컬러를 반영한 무광 5종을 새롭게 선보였다. 기존 브랜드 주방에서 볼 수 없던 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의 컬러들은 트렌디하면서 개성 넘치는 주방으로 연출하게 한다. 특히 ‘옐로’, ‘테라코타’ 컬러는 에넥스가 업계 최초로 선보인 컬러다. 옐로는 특유의 빈티지함으로 최근 유행하는 레트로 인테리어에 제격이다. 테라코타는 붉은 점토에서 영감을 얻은 컬러로 따뜻한 흙의 온기를 느낄 수 있으며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 밖에도 ‘미스티블루’, ‘베이지’, ‘머드브라운’ 컬러도 추가되었다.
아울러 커스터마이징 가능한 붙박이장 ‘워드롭팔레트 시리즈’는 ‘EW7 프렌치’, ‘EW7 어반’을 선보였다. 기존에 출시된 주방과 연계된 제품으로 집안을 통일감 있게 연출할 수 있으며 최신 컬러인 옐로, 테라코타, 미스티블루 등 13종의 무광 컬러를 선택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분위기를 살려주는 선명한 레드 컬러와 인더스트리얼 감성이 돋보이는 이케아 니케뷔(NIKKEBY) 서랍장 등이 큰 인기를 얻었다.
가전에 컬러를 더하다… 삼성 비스포크, LG 오브제컬렉션 인기
최근 가전 업계의 트렌드 키워드를 하나 꼽으라면 단연 컬러다. 과거, 가전은 필요에 의해 사용할 뿐, 인테리어적 가치는 낮았다. 그렇기에, 타 자재 및 소품과 무난히 조화를 이룰 수 있는 화이트 컬러의 제품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최근 가전 업계에서는 백색가전이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핑크, 옐로, 민트 등 다채로운 컬러의 디자인 가전을 선보이고 있다. 디자인적 요소가 있는 가전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반응은 폭발적인 상황이다. 소비자들은 다양한 컬러 옵션이 있는 가전을 통해 이전에 없던 새로운 인테리어 변화를 꾀하기 시작했고, 이제 가전은 가구·소품과 같이 집을 꾸미는 홈퍼니싱 제품으로서도 부각되고 있다.
디자인 가전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대표적인 브랜드는 삼성전자의 ‘비스포크(BESPOKE)’다. 먼저 선보여진 비스포크 냉장고는 그야말로 시장에 돌풍을 불러왔다. 문의 개수 조정, 패널 소재 선택 등 혁신적인 내용이 많았지만, 무엇보다 문마다 다양한 컬러를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는 점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비스포크 냉장고는 화이트, 그레이와 같은 기본 컬러는 물론 네이비, 민트, 핑크, 코럴, 옐로, 라벤더, 버건디 등 개성 있는 컬러를 도어마다 다르게 선택할 수 있어 창의적인 디자인 조합이 가능하다. 또한 컬러와 패널 소재, 문의 개수를 통해 구현할 수 있는 조합이 수천 가지가 넘는다. 현재 비스포크는 냉장고를 시작으로 전자레인지, 식기세척기, 에어컨 등으로 확장 중이며, 다채로운 컬러 옵션이 있는 모든 제품들이 큰 사랑을 받고 있다.
LG전자도 최근 소비자가 가전제품의 외장 컬러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LG 오브제컬렉션(LG Objet Collection)’을 선보였다. 이번 신제품은 상냉장 하냉동 냉장고, 빌트인 타입 냉장고, 김치 냉장고, 식기세척기, 광파오븐, 스타일러 등 총 11종이다. 향후 협탁 냉장고, 가습공기청정기, TV, 오디오 등을 추가해 총 15종으로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집안 인테리어와 조화를 위해 도어가 없는 정수기를 제외한 모든 오브제컬렉션의 재질과 컬러를 소비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했다. LG전자는 미국 색체연구소인 팬톤과 협력해 블랙, 그레이, 화이트 등 기본 컬러부터 베이지, 핑크, 민트, 실버, 그린 등 개성 있는 컬러까지 다채로운 색상을 출시했고, 가전의 모양에 따라 이를 조합하는 구성의 수는 145종류가 된다.
이 외에도 주방 브랜드 린나이는 소프트 피치, 웜 그레이 등 4가지 컬러로 구성된 ‘3구 컬러인덕션’을 선보여 호응을 얻었고, 위니아대우는 최신 트렌드 컬러인 ‘슬레이트 블루’ 색상을 입힌 공기청정기, 전자레인지 등 ‘클라쎄 팝 에디션(Klasse POP Edition) 시리즈’를 출시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