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내 손으로 공간에 수천가지의 컬러를 입히다
최근 인테리어 시장에서 ‘페인트’가 핫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인테리어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뜨겁다. 이 가운데, 페인트의 활용성 및 경쟁력이 부각되면서, 페인트로 집 단장에 나서는 이들이 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셀프 인테리어가 가능해 저비용으로 손쉽게 집안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꼽힌다.
이에 업계에서도 페인트 B2C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경쟁력 높은 인테리어용 페인트를 선보이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최근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바이러스 박멸 기능을 갖춘 항바이러스 제품까지 경쟁적으로 출시하면서 시장 공략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저비용으로 손쉽게 집안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셀프 페인팅 ‘부각’
페인트는 유색의 도료로, 물체에 바르면 굳어져서 고운 빛깔을 내고 물체를 보호해 준다. 용도에 따라, 건축용, 산업용, 공업용, DIY용 등으로 나뉘며, 특성에 따라, 유성 페인트, 수성 페인트, 에나멜페인트 등으로 분류된다.
페인트는 그 오랜 역사만큼이나, 산업 전반에 걸쳐 널리 사용되고 있다. 다만, 인테리어 시장에서만큼은 그동안 두각을 보이지 못했다. 대체재가 많고, 보편화되지 않았으며, 특유의 냄새 등으로 인해 이미지도 비교적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단순히 이미지일 뿐, 실제 인테리어용으로 사용되는 수성 페인트는 냄새가 거의 나지 않고, 건조도 빠르다.
하지만 최근 그 분위기가 사뭇 바뀌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도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많은 인테리어 자재가 조명되었고, 페인트 역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셀프 인테리어에 적합한 자재라는 점, 활용성이 뛰어나다는 점이 부각되었다.
페인트를 활용한 인테리어는 큰돈을 들여 공사를 하거나 가구를 새로 사지 않고도 손쉽게 집안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벽 마감재로서 활용도가 높은데, 도배와 달리 기본적인 방법만 알면 누구나 쉽게 셀프 페인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시공 편의성이 높다. 기존 벽지를 제거하지 않고, 위에 바로 덧칠도 가능하다.
여기에, 업체별로 1000가지가 넘는 컬러의 다양성과 함께, 개인이 원하는 컬러로 색감 조정이 가능하다는 점 역시 큰 특징이다. 기성품으로 나오는 타 벽 마감재와 달리 페인트는 현장에서 컬러, 톤까지 우리 집 분위기에 맞게 조절하는 게 가능하다.
셀프 인테리어가 가능하기에 비용도 저렴하다. 4평 크기의 방 기준, 벽면 한쪽을 페인트칠하는 비용은 붓, 마스킹테이프 등 기본도구까지 모두 포함해 2~3만원 수준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페인트는 수천가지의 컬러 선택이 가능하고, 투톤페인팅이나 분할페인팅 같은 나만의 DIY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셀프 페인팅이 어렵지 않고, 결과물 대비 비용도 합리적이어서 마감재로서 경쟁력이 높다”고 전했다.
벽 마감재 용도 외에도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일례로, 수납장, 의자 등 가구에 페인트칠을 하면 새로운 느낌의 가구로 변신한다. 오래된 방문, 주방가구, 타일 등 자재도 페인트칠을 통해 드라마틱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재미까지 느낄 수 있다. 이 같은 점들이 최근 인테리어 시장에서 페인트 수요가 늘어난 이유다.
N사 관계자는 “자사 홈인테리어용 페인트의 지난해 누적 매출이 전년도에 비해 35% 증가했다”며 “올해의 경우 30% 가량 더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물론, 아직 시장 규모가 크진 않다. B2C 페인트 시장의 규모는 500억원 수준으로, 4조원 규모의 전체 페인트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낮다. 다만, 최근 인테리어 시장에서 페인트가 주목받고 있고, 실제 수요도 증가 추세인 것만은 확실하다. 업계에서도 성장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판단, B2C 시장에 적극 대응하고 있어 꾸준한 성장세가 전망된다.
한편, 4조원 규모의 국내 페인트 시장 점유율 1위는 KCC이며, 뒤를 이어, 노루페인트, 삼화페인트, 강남제비스코, 조광페인트 순이다. 수입 브랜드 중에서는, 던에드워드, 벤자민무어 두 브랜드의 인지도가 압도적이다. 이들 7개 브랜드가 국내 전체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업계, 기능성·인테리어용 페인트 경쟁적으로 출시
이처럼 셀프 인테리어 시장에서 페인트가 인기를 높여가자, 업계에서는 B2C 시장의 선점을 위해 냄새가 적고 사용·관리가 쉬운 기능성·인테리어용 페인트를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특히, KCC가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KCC는 최근 인테리어 전용 프리미엄 페인트 ‘숲으로 셀프’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벽지용, 타일용, 철재용 등 각기 다른 용도에 따라 제품 라인업을 세분화함으로써 전문가뿐만 아니라 초보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출시 직후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KCC는 이에 앞서 소재를 가리지 않고 쉽게 칠할 수 있는 편의성이 돋보이는 수성 페인트 ‘숲으로 올인원’을 선보이는 등 경쟁력 있는 제품을 꾸준히 시장에 내놓고 있다.
아울러 노루페인트는 최근 주거 트렌드 레이어드 홈에 발맞춰 다양한 공간에 멀티로 사용 가능한 고기능성 만능 수성 페인트 ‘순&수 올커버’를 출시했고, 벤자민무어는 컬러의 발색과 발림성이 탁월한 실내 벽지·벽면 페인트 ‘벤(ben)’, 오염과 스크래치에 강한 ‘스커프-엑스(SCUFF-X)’, 습기에 강한 욕실·베란다용 페인트 ‘아우라 바쓰앤스파(Aura Bath & Spa)’ 등 경쟁력 있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업계에서는 KCC의 바닥용 인테리어 페인트 ‘유니폭시 마블’, 노루페인트의 인테리어 에폭시 바닥재 ‘예그리나 칼라플로어’ 등 바닥 인테리어 특화 상품도 내놓으며 시장에 보다 섬세하게 접근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바이러스 박멸 기능을 갖춘 항바이러스 제품까지도 출시되고 있다. 먼저, KCC가 지난해 12월, 각종 바이러스와 균류에 대응할 수 있는 항바이러스 페인트 ‘숲으로바이오’를 개발·출시했고, 삼화페인트는 올 1월, 실내공간에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항바이러스 기능 페인트 ‘안심닥터’를 내놓았다. 같은 달 노루페인트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직접적인 사멸 효과를 검증한 항바이러스 페인트 ‘순&수 항바이러스 V-가드’를 선보였다. 또한 강남제비스코도 항바이러스 페인트 ‘푸른솔 항바이러스’의 테스트를 완료하고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지난 4월 밝혔다.
이들 기업이 선보인 항바이러스 페인트는 빠르면 30분에서 수시간 이내에 접촉된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효과를 보인다. 출시 된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CGV, 롯데월드 등 유명 시설에 적용되며,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최근 인테리어 시장이 크게 활성화되면서, 업계에서는 인테리어 전용 페인트부터, 항바이러스 페인트까지 경쟁력 있는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며 B2C 시장 공략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컬러 트렌드 키워드 ‘비비드’, ‘얼씨’
인테리어 시장에서 페인트 수요가 증가하면서, 컬러 트렌드도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다. 여전히, 아이보리와 같은 밝고 따뜻한 계열의 컬러가 많은 선택을 받고 있지만, 최근 채도가 높은 비비드 컬러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고채도 컬러를 활용한 인테리어는 쉽지 않지만, 인테리어 콘셉트에 맞춰 컬러를 구성한다면 그 어떤 인테리어보다 개성이 있으면서도 고급스러운 연출이 가능하다. 이에 컬러 트렌드와 색감에 민감한 소비자들에게 특히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얼씨 컬러 역시 호응을 얻고 있다. 얼씨 컬러는 크림, 샌드, 테라코타, 카멜 등 흙, 나무와 같은 자연을 연상케 하는 컬러를 말한다. 얼씨 컬러는 채도가 낮고 부드러운 뉴트럴 계열의 컬러들이기 때문에 공간을 보다 차분하고 편안하게 연출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한 인테리어 업체 관계자는 “최근 확실한 차별화와 세련미를 동시에 충족시켜주는 비비드 컬러에 많은 소비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이와 동시에 저채도 컬러인 얼씨 컬러 역시 인기를 얻고 있는 등 다양한 컬러 트렌드가 공존하며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를 대표하는 업체들 역시 단순히 제품만을 출시하지 않고, 페인트 컬러 트렌드를 제시하며,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KCC는 최근 KCC 컬러&디자인센터에서 분석한 건축 및 인테리어 분야의 트렌드를 토대로 주요 색상을 엄선한 컬러 가이드북 ‘칼라모아’를 선보였다. 칼라모아에는 인테리어 추천 색상 20가지를 포함해 총 416개의 색상이 수록되어 있어, 페인트 컬러 선택 가이드로서 큰 호응이 기대된다.
또한 노루페인트의 전략적 제휴사인 미국의 글로벌 색채 전문기업인 팬톤사는 ‘2021 올해의 컬러’로 얼티밋 그레이와 일루미네이팅를 선정했고, 삼화페인트는 2021년을 위한 ‘올해의 컬러뉘앙스 키워드’를 ‘메타-버스’로 정하고 애쉬 그레이, 라벤더 더스트, 갈릭 크림, 토마토 수프, 정글 등 다섯 가지 컬러를 제안했다.
조광페인트는 2021년 테마 키워드를 ‘온리 원 어스(Only one earth)’로 정하고 환경을 주제로 허니비옐로우, 이위 레드, 비틀스 그린, 샌드 브라운, 오션블루, 스모크 핑크, 플라스틱 그레이, 펀지 블루, 리바이벌 블랙 등 9가지 트렌드 컬러를 제안했고, 벤자민무어는 2021년을 이끌어갈 트렌드 컬러로 블루·그린·그레이가 균형 잡힌 ‘Aegean Teal 2136-40’을 선정하고 이와 함께 12가지 트렌드 컬러 팔레트를 제시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수의 페인트 기업들이 컬러 트렌드를 제시하며 시장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참고할 수 있는 유익하면서도 심도 있는 정보의 제공은 인테리어 시장에서 페인트의 인기가 점차 상승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