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커튼 품목 생산자물가지수(2015=100)는 109.0이다. 이는 지난 2015년 커튼의 생산자가격을 100으로 설정했을 때 산출한 수치로, 6년 동안 전반적인 커튼 가격이 불과 9%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본격화된 지난 2020년 초 이후 2년 동안 커튼 가격은 약 2.9% 상승하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난다. 2020년 1월 커튼 품목 생산자물가지수는 105.9였다.
이는 전체적인 국내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국내 전체품목 및 서비스의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해 말 113.2를 기록했다. 물가상승률 수준도 반영하지 못하는 커튼 가격이 책정되고 있는 셈이다.
코로나 이후 2년 간 2.9% 상승에 그쳐
2010년 이전까지는 커튼 가격이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기도 했다. 커튼 품목 생산자물가지수가 최초 집계된 지난 2005년 초 대비 5년 후인 2009년에는 약 27% 상승한 바 있다. 하지만 2000년대 말 글로벌 경제위기를 겪고 2010년대에 들어서며 상황이 달라졌다. 2014년 말에는 2009년 대비 14%의 가격 상승폭을 보였으며, 다시 5년 뒤인 2019년에는 2014년보다 불과 6.5% 증가하는데 그쳤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2020년 이후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말까지 2년 동안 커튼 품목 생산자물가지수는 겨우 2.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약 30%의 생산자물가 상승폭을 보인 PVC창호와는 비교조차되지 않는 수치다.
이와 같은 상황은 관련 업계의 수익성 악화와 직결된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난 2년 간 요동치는 국제 유가, 전 세계 물류대란, 미국.중국 등 주요 생산국의 원자재 생산량 감소,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증가 등 다각적인 요인으로 인해 대부분의 국제 원자재가격이 대폭 상승했고, 인건비, 물류비 등 거의 모든 생산고정비 역시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저가경쟁이 만연한 국내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영업적 측면에서 오히려 기존 가격을 내려야 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 건전성 위해 전반적 판매가 상승해야
업계 관계자들은 커튼의 고급화와 고기능화를 위해 적정한 시장가격이 책정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특히, 노동집약적 성격이 강한 업종인 만큼 인건비 상승분 역시 제품판매가에 반영되어야 한다는 견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전반적인 인테리어, 건축자재들의 판매가격이 지속적인 상승추세에 있는 만큼 커튼과 같은 차양 관련 품목 역시 적정한 수준의 단가인상이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며 “품질을 유지하고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생산자물가지수는 국내 생산자가 국내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보여주는 지표로, 지수가 클수록 생산자들의 판매 가격이 높아짐을 뜻한다. 이는 소비자물가지수보다 포괄범위가 넓어 전반적인 상품의 수급동향을 반영한다는 장점이 있으며, 수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지수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 폭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
생산자물가지수로 보는 커튼 가격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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