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가치를 크게 높여주는 프리미엄 수입 주방가구의 인기가 뜨겁다. 신축·재건축 아파트 시장에 고급화 바람이 불고, 하이엔드급 오피스텔과 타운하우스가 증가하면서 고가의 수입 주방가구 수요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재건축 아파트 시장에서는 프리미엄 수입 주방가구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되는 추세다. 이러한 흐름이 이어지자, 이미 국내 시장에 자리 잡은 수입 주방가구 브랜드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도 계속해서 새로운 브랜드들이 국내에 들어오고 있다. 또한, 자체 주방가구 브랜드를 운영하는 국내 업체들도, 프리미엄 주방가구 시장 공략을 목적으로, 이탈리아·독일 명품 주방가구 브랜드와 국내 판매 계약을 맺으며 시장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내수 규모 2.5조원, 수입 주방가구 브랜드 70개 육박
국내 주방가구 시장의 규모는 2.5조원 수준이다. 선두기업들의 점유율이 높은 시장으로, B2C 시장에서는 한샘이 3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현대리바트, 에넥스 등 기업이 그 뒤를 잇고 있다. B2B 시장에서는 현대리바트가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한샘, 에넥스, 넵스까지 4개 기업이 업계 BIG4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 브랜드의 비중이 여전히 높은 시장이지만, 프리미엄 시장이 커지면서 수입 주방가구 시장의 규모도 상당히 커졌다. 금액 규모로 보면, 전체 시장의 15% 수준으로 추산된다. 수입 주방가구 브랜드 수도 크게 증가했다. 이탈리아·독일 브랜드가 주를 이루며, 불탑, 보피, 포겐폴, 지메틱, 라이히트, 다다, 미노티쿠치네, 아리탈 쿠치네, 발쿠치네 등 최상급 브랜드를 필두로, 엘마, 페발까사, 베네타쿠치네, 베커만, 아르모니, 아란 쿠치네, 놀테, 노빌리아, 해커, 로산나 등 많은 브랜드가 국내에 착륙했다.
국내 시장에 론칭하는 수입 주방가구 브랜드는 지금도 계속해서 증가 추세다. 최근 1년만 보더라도, 이탈리아 주방가구 ‘프리모 피아노’, ‘알타’, ‘아스트라’ 등 5개 이상의 브랜드가 새롭게 국내에 들어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입 주방가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현재 국내 시장에 공식적으로 들어온 해외 브랜드만 70개 가까이 된다”며 “앞으로도 경쟁력 높은 프리미엄 주방가구 브랜드가 계속해서 국내 시장에 론칭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재건축 아파트 중심으로 수입 주방가구 수요 증가세
이처럼 수입 주방가구 시장의 규모가 성장하고, 국내에 선보여지는 브랜드 수가 증가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주택의 고급화로 프리미엄 시장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불과 십수 년 전만 하더라도, 특정 고가 주택 외에는 청담동, 도곡동, 압구정동 등 흔히 부자 동네라 칭해지던 서울 일부 지역의 고급 아파트 및 주택에 고가의 수입 주방가구 수요가 집중되었다. 하지만 7~8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재건축 아파트 간의 프리미엄 경쟁이 불붙으면서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수입 주방가구를 채택하는 아파트 단지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근 수년간은, 특정 지역이 아닌, 전국의 고가 아파트에 수입 주방가구를 적용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고급 주거 단지를 표방하는 아파트가 늘면서, 수입 주방가구를 적용하는 곳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특히, 재건축 아파트는 단지 간 고급화 경쟁이 심화되면서 프리미엄의 기준이 더욱 높아지고 있어, 수입 주방가구 중에서도 최상급 브랜드를 선택하는 추세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 2월 입주를 시작한 강남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에는 이탈리아 하이엔드 주방가구 브랜드인 유로모빌과 세자르가 적용되었고, 11월 입주를 앞둔 강남 개포동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에는 독일 명품 주방가구인 불탑과 라이히트 브랜드가 적용되었다.
하이엔드 오피스텔, 타운하우스 등 고급 주거 단지에서도 인기
아파트뿐만이 아니다. 최근 오피스텔, 타운하우스, 테라스하우스 등 주거 단지에서도 고급화 바람이 불면서, 수입 주방가구가 적극 적용되고 있다. 특히, 최근 영앤리치로 불리는 젊은 자산가들의 증가로 하이엔드 오피스텔이 큰 인기를 끌면서, 차별화되고 희소성이 있는 공간을 구현해주는 명품 주방가구가 필수로 적용되는 추세다.
실제, 서초동에 들어서는 ‘서초 르니드’에는 독일 라이히트가, 청담 사거리에 들어서는 ‘디 아포제 청담 522’에는 독일 지메틱 브랜드 제품이 적용된다. 강남 일원에 들어서는 ‘힐스테이트 삼성’에도 이탈리아 유로모빌 등 해외 유명 브랜드 상품이 도입된다.
오피스텔 외에도, 연희동 하이엔드 타운하우스 ‘엘그라체 연희’에는 이탈리아 아크리니아가 들어서고, 용산 고급 테라스하우스 ‘아페르 파크’에는 이탈리아 아리탈 쿠치네가 적용되는 등 다양한 주거 단지에서 수입 주방가구가 채택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희소성 있고 가치가 높은 고급 주거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이러한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수입 주방가구를 채택하는 현장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특히, 젊은 층에게 인기가 높은 하이엔드 오피스텔의 경우, 고가의 수입 주방가구가 필수적이다”고 밝혔다.
신규 브랜드 론칭, 전시장 리뉴얼 등 업체 움직임 분주
이처럼 재건축 아파트를 비롯해, 하이엔드 오피스텔, 타운하우스 등 다양한 시장에서 수입 주방가구 브랜드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국내 주방가구 및 인테리어 업체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기존에 자체 주방가구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음에도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위해 이탈리아·독일 명품 주방가구 브랜드를 국내 시장에 론칭하거나, 이미 수입 주방가구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음에도 다양성 있는 라인업을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해외 브랜드와 계약을 체결하는 등 적극적으로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또한, 기존에 주방가구를 취급하지 않던 인테리어 업체들도 시장 확대와 영향력 강화를 목적으로, 새로운 수입 주방가구 브랜드를 국내에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현대리바트는 이탈리아 하이엔드 주방가구 브랜드 ‘발쿠치네’와 국내 독점 판매 계약을 맺었다. 글로벌 3대 명품 주방으로 평가받는 발쿠치네는 인체공학적 설계와 유리, 티타늄 등 주방가구업계에서 생소한 소재를 활용한 파격적 디자인과 기능성으로 널리 알려졌다. 현대리바트는 기존 이탈리아 브랜드 ‘아란 쿠치네’에, 발쿠치네를 새롭게 라인업에 추가하면서, B2C 리모델링 시장과 아파트 재개발 등 B2B 빌트인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었다.
국내 욕실브랜드 대림통상도 최근, 이태리 명품 주방가구 업체인 ‘아스트라’와 한국 판매 독점계약을 체결했다. 대림통상은 이번 계약 체결을 통해 욕실뿐만 아니라 주방가구 시장에 진출하게 되었다. 아스트라 주방가구는 장인들이 직접 제품을 생산, 이태리 나무와 폴란드산 원목을 사용해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다. 전 세계 500여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여러 나라의 랜드마크 도시에 납품되고 있을 정도로 글로벌 인지도가 높다.
종합 건자재 기업 현대L&C는 이탈리아 High-End 브랜드 ‘아리탈 쿠치네’를 국내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 아리탈 쿠치네는 이탈리아 베니스 인근의 폰타나프레다 소재 60년 전통의 명품 주방 빌트인가구 브랜드다. 100% made in Italy 인증을 받은 유럽에서도 몇 안 되는 브랜드 중 하나로, 유럽 주방가구 시장의 선두주자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도 품질·디자인을 인정받으며, 재건축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꾸준히 러브콜을 받고 있다.
랑방은 이탈리아 고품격 주방가구 ‘아르모니’와 독일 명품 주방가구 ‘베커만’을 국내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유람선 가구를 만드는 업체에서 설립한 아르모니는 물·습기·염도를 이겨내는 선박용 도장 도어의 고퀄리티 품질로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유명 브랜드다.
또한, 한샘넥서스는 독일인이 가장 사랑하는 주방가구 브랜드로 잘 알려진 독일 대표 주방가구 ‘놀테’와 이탈리아 하이엔드 주방가구 ‘다다’를 국내 시장에 공급하고 있으며, 가구 기업 넥시스는 세계 최고가 브랜드로 꼽히는 ‘미노티쿠치네’를 비롯해 ‘엘마’, ‘페발까사’, ‘유로모빌’ 등 이탈리아 프리미엄 주방가구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업체들은 브랜드 론칭뿐만 아니라, 전시장 리뉴얼, 이벤트 등 활발한 활동을 통해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두오모앤코는 최근, 독일 주방가구 브랜드 ‘불탑’의 쇼룸을 새롭게 리뉴얼해 선보였고, 프리미엄 키친앤바스 브랜드 ‘콜러’는 신제품과 인기 제품을 중심으로 FONTE(폰테) 쇼룸 강남점을 새단장했다. 또한, 한샘넥서스는 올 초, 독일 주방가구 ‘놀테’ 국내 론칭 5주년을 기념해 주방 세트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전개해 호응을 얻은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택의 고급화로 프리미엄 수입 주방가구가 새 먹거리로 주목받으면서, 유통 전문 업체뿐만 아니라, 주방가구·인테리어 업체들도 새로운 해외 브랜드를 국내에 론칭하며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며 “특히, 재건축 아파트 시장에서 수입 주방가구가 강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B2B 시장에서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