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재인의 축제를 꿈꾸며
목재는 재료로써의 다양성과 기호에 따른 선호도 때문에 늘 친근하게 느껴진다. 이러한 목재를 만지는 사람들이 모여 축제를 하는 꿈을 가끔씩 꾸곤 한다.
목재를 업으로 다루는 사람, 평생 목재를 연구한 전문가, 취미로 목재를 다루는 사람, 또 그러하고자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 등등 각자의 필요에 따른 견해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목재를 전공한 사람으로서 우연한 기회에 이들과 만나면서 그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자 노력하고 있다. 목재를 업으로 하는 이가 아닌 일반인들은 처음에는 좋아서 시작한 일이라 배우는 일이 즐거워 계속 정진하고 있지만 때로는 넘어야 하는 산이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은 정보의 바다를 제공하였다. 넘치는 정보 속에서 객관적이고 가치 있는 정보를 획득하는 일은 취사선택을 넘어 기본적인 지식을 요구하고 있다. 목재 관련일도 그러하다. 소위 강호의 고수라고 자칭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글들은 대부분 경험에 의존하고 있거나 부분적인 정보와 지식의 짜집기지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좀 더 나은 정보를 위해서는 국제적인 자료, 소위 외국어로 된 자료들을 보아야 하는데 외국어라는 영역보다는 학문적 바탕으로 된 용어의 벽에 부닥치게 된다. 그래서 더더욱 어려운 분야가 되는 것이다.
모든 과학이 그러하듯이 서양에서 시작된 학문 단위가 있고 그렇게 체계화되다 보니 용어 또한 그 범주 내에서 정의된 것들이다. 이러한 과정에 대한 이해 없이, 즉 용어에 대한 지식 없이, 깊이 있는 자료를 취득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국내에서도 여러 학자들이나 전공자들이 이러한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소위 번역이라는 작업을 해 왔지만 그 대상이 주로 전공 공부하는 학생이라서 일반인들에게는 여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분야라는 점에서 차이가 없다.
삶이 아날로그 감성에서 나와 딱딱한 디지털 감정 속에 묻혀서 인지, 인공물에 포위된 실내 생활환경 때문인지 목재에 대한 수요는 점점 늘어간다. 차가운 금속 테이블 보다는 온기가 느껴지는 원목 테이블(우드 슬랩)에 대한 선호도가 가파르게 증가함을 체감한다. 원목 테이블의 위의 따뜻한 커피, 따뜻한 원목의 질감위에 올려진 디지털 기기, 서로 극단의 대척점에서 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는 곳곳에서 목재를 다루는 사람들의 증가를 불러온다. 그 수가 늘어나는 만큼 정보에 대한 갈망도 커 간다. 누가 이들의 목마름을 풀어 줄 수 있을까?
정답은 네트워크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난 디지털 공간은 복잡한 연결성을 단순하게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효율적인 해결책을 제공해 줄 수 있다. 정보를 필요로 하는 사람과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이 연결되면 가치가 창출될 수 있다. 다만 이때 제공되는 정보가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살아있는 정보라는 전제가 있다. 어설픈 경험 몇 줄이 객관적인 정보가 될 수는 없다. 소중한 경험을 공유하고 객관적인 자료를 취득할 수 있는 장이 온 오프 라인으로 연결되게 해야 한다. 이러한 운동을 함께 할 수 있는 마당이 제공되기를 희망한다.
다행이 근래 몇몇 목재관련 분들이 이러한 모임을 준비하고 있는 곳에 연이 닿게 되었다. 거기에는 목재업을 하는 분, 목공방을 운영하는 분, 목공방을 준비하는 분, 그냥 목재가 좋은 일반인 등 다양한 분들이 참여하고 있다.
우선 내실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하려 노력하고 있다. 시작은 이론교육 위주로 진행되었지만 차차 실습과 병행하기 위한 프로그램 개발이 가고자 하는 목적이자 방향이다.
또한 목재에 관심있는 분들이 모두 모여 축제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장기적인 계획으로 추진하고 있다.
공방을 운영하는 분들은 각자의 노하우와 정보를 교환하고 목재시장에 관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 경매도 하고 목공관련 기술경연대회, 어린이들을 위한 목공체험, 가족단위 참여자를 위한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목재 이야기는 일반인들을 위한 흥미 있는 이야기와 목재지식관련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매월 연재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