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음식물쓰레기 처리기 소비자 불만 많다
[Focus]음식물쓰레기 처리기 소비자 불만 많다
  • 백선욱 기자
  • 승인 2008.09.05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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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쓰레기 처리기 소비자 불만 많다
한국소비자원, 감량성능·전력소비량·소음·냄새발생 등 개선점 많아

 

최근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음식물쓰레기 처리기가 표시된 감량율만큼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고 있지 못하며, 사용되는 전기요금도 표시된 금액보다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들의 올바른 선택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소비자원(원장:박명희)이 시판중인 건조방식 음식물쓰레기 처리기(이하 건조기라 함) 11개 업체의 11개 모델을 구입하여 감량성능, 전력소비량, 소음, 냄새발생 등에 대한 시험을 실시한 결과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 생각하는 감량비율의 경우, 제품 또는 광고 등에는 75%~90%로 표시하고 있었으나 실제 이를 만족시키는 제품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조기를 사용할 경우 예상되는 전기요금도 누진제를 적용하여 계산하면, 업체별로 표시금액의 5.6~8.3배 더 많이 소요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소비자상담 사례 중 가장 높은 빈도를 차지하는 냄새와 소음부분에서도 일부제품의 악취가 불쾌한 수준이었으며 소음은 냉장고 평균 소음보다 큰 수준으로 나타나 개선의 여지가 많았다.
한국소비자원은 2007년 1월부터 2008년 6월까지 음식물쓰레기 처리기와 관련하여 원에 접수된 총 80건의 불만사례를 분석한 결과, 품질이나 A/S에 대한 불만이 67건(84%)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품질 불만내용이 구체적인 44건 중 중복을 포함한 최대 불만항목은 냄새 22건, 소음 및 감량성능이 각각 10건으로 나타나 음식물쓰레기 처리기의 개선방향을 암시하고 있다.

 

주부 80%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필요하다’

제때 처리하지 못하면 악취는 물론 벌레까지 꼬이는 음식물쓰레기는 가사 중 대표적인 골칫거리다. 이런 이유로 음식물쓰레기 처리기는 10명 중 8명꼴로 필요하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될 만큼 주부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품목이다. 현재 시중에는 20개 이상의 음식물쓰레기 처리기 제조·판매업체가 제각각의 장점을 내세워 시장 확보를 노리고 있어 소비자는 어떤 제품을 선택할 것인지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한국소비자원은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처리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건조방식 11개 제품을 대상으로 건조성능, 전력사용량, 소음 등의 품질특성을 살펴보았다.

 

처리 방식의 종류와 장단점

건조방식의 차이
시판되고 있는 가정용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는 전기 가열을 이용한 건조방식과 미생물을 이용한 방식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이 중 음식물쓰레기에 모발건조기 원리와 유사한 열풍을 가해 건조시키는 열풍건조방식은 구조가 단순하며 10만원대 가격을 무기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 다만, 이 방식은 간접 건조방식이므로 에너지 효율이 낮고 음식물쓰레기 양이 많으면 열풍이 속까지 침투하기 어려워 건조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비해 음식물쓰레기를 넣는 수납함 자체를 가열하는 직접 건조방식의 제품은 통상 교반/분쇄장치를 갖춰 일명 분쇄-건조방식이라고 하며 건조시간 단축과 에너지효율 향상에 유리하다. 음식물쓰레기를 스크류로 압착(녹즙기 원리와 유사)시켜 물기를 짜 낸 후 건조시키면 그만큼 절전이 가능한데 조사대상 제품 중 초록비 GEL-830(이하 ‘에버라인’)이 이러한 구조였다.
형태가 유지되는 열풍건조 처리된 음식물에 비해 가루형태로 배출되는 분쇄 건조된 음식물에서는 고온 가열의 영향 때문인지 상대적으로 냄새가 나는 편이었다.
조사대상 제품은 대부분 악취제거 등을 목적으로 건조기능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에도 연속 또는 주기적으로 환기(배기)용 팬을 작동시키는 구조였다. 한편 열풍 건조방식인 한경희생활과학 FD-3500G(이하 ‘한경희’) 제품은 음식물쓰레기수납함 내부에 부분적인 분쇄가 가능한 교반장치를 갖춘 구조였다.
현재 시판되는 미생물 이용제품은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미생물을 접종시킨 톱밥 등의 매개체에 음식물쓰레기를 넣어 발효시키는 방식은 처리시간이 오래 걸리고 주기적으로 퇴적된 발효 부산물을 제거하는 등의 관리가 필요하다.
이에 비해 이른바 액상 소멸방식은 처리 후 부산물을 하수로 배출한다는 차이가 있다. 음식물을 반응조에 넣어 일정시간 교반, 발효 등의 과정을 통해 소멸시킨 후 하수로 배출하는 방식 중 일정 기준을 만족하는 경우에 한해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음식물쓰레기를 분쇄하여 미생물을 접종한 후 그대로 하수로 배출하는 방식은 디스포저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디스포저(Disposer)는 싱크대의 음식물찌꺼기 분쇄 장치로 미국에서는 사용이 보편화되어 있다. 디스포저는 위생적이고 편리하기는 하다. 그러나 디스포저로 분쇄된 음식물찌꺼기에 의한 하수관 막힘을 방지하려면 충분한 물 흘림과 주기적인 세정이 필요하며, 수질오염을 막기 위해서는 전용의 하수 처리시설이 설치되어야 하는 등의 전제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디스포저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냄새 제거방식의 차이
구조적인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냄새는 처리하기가 쉽지 않다. 냄새 처리는 10년 이상의 개발 역사에도 불구하고 음식물쓰레기 처리기가 그동안 보급에 한계를 보였던 주요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실내에서 사용하는데 무리가 없을 정도로 냄새를 제거하는 데는 탄소필터를 이용하거나 싱크대 배수구를 통해 배기하는 방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필터방식은 건조기 장소에 제약을 받지 않아 설치가 간편하고 이동이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으나 냄새의 종류가 다양해서 완전한 제거가 어렵고, 필터 수명에 따른 주기적인 교환비용도 만만치 않다. 업체에서는 필터 교체주기를 3~6개월 정도라고 하고 있지만 사용조건이나 업체 품질수준에 따른 편차도 있을 것이므로 수명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필터 구입가격은 대체로 1만5000원 정도였다.
이에 비해 배기방식은 설치 후 추가 구입비용이 없다는 장점은 있지만 배수트랩이 설치되어 있는 대부분의 기존 주택에는 설치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싱크대 배수관에 연결시켜야 하므로 훈련을 받은 사람이 설치해야 하며 싱크대내에 고정되므로 이사갈 때 이동이 곤란하다는 것도 단점이다. 현재 배수트랩 설치는 법적 의무사항이므로 설치 전에 가능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조사 대상 중 루펜리 LF-07(이하 ‘루펜’), 에코웰 E3(이하 ‘에코웰’) 키친스마일 KS-03NS(이하 ‘키친스마일’), 정신전자 LD-7000(이하 ‘니온스’), ‘한경희’ 등이 필터방식이었다. 배기방식은 린나이코리아 RFW-12HD(이하 ‘비움’), 쿠스한트 KFP-FE30(이하 ‘쿠스한트’), 하츠 HEP-0710D(이하 ‘하츠’), 해마루씨엔텍 FC-100(이하 ‘모아젠’), 웅진코웨이 WM02-A(이하 ‘클리베’), ‘에버라인’ 등 6개였다. 필터 대신 배기호스를 연결하는 방법으로 필터방식을 배기방식으로 바꾸는 것은 구조적으로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았는데, 실제로 ‘키친스마일’의 경우는 필터와 배기호스와 함께 제공되었다.
조사 대상 품목은 아니었지만, 조사 대상품목을 생산하는 몇 개의 업체는 배기방식과 필터방식을 병행하여 생산하고 있다.

 

제품의 구조 및 안전성

 

구조적인 개선이 필요한 제품들도 있어
제품의 조립 및 끝마무리 등 제품 구조에 대해 전반적으로 살펴본 결과, ‘에코웰’은 도어 내부와 필터 삽입 부위에 물이 고이는 결함이 발견되었다. 업체는 이슬 맺힘 현상이며 이미 개선하였다고 알려왔다. 또한 문제가 된 제품은 시험용으로 공급된 제품이 시판된 것으로, 해당 제품들은 이미 모두 교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선되었다는 제품에서도 적기는 하지만 물이 고이는 현상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완전한 개선으로 보기는 어려웠다.
한편 ‘비움’, ‘쿠스한트’는 자동으로 건조기능이 종료되지 않아 사람이 없는 상태에서 장기간 가열되는데 따른 안전문제나 에너지 낭비의 가능성을 고려한 개선이 필요했다. 동작 중에 투입구를 열어도 건조기능이 멈추지 않는 구조 역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는 지적이다.

 

감전 등의 문제는 발견되지 않아
전기를 사용하는 제품이 기본적으로 구비하여야 하는 감전, 과열 등의 안전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온도상승, 절연성능 등의 시험을 실시한 결과 문제를 보인 제품은 발견되지 않았다.

 

감량성능, 기준 없이 부풀려 표시
건조기의 가장 중요한 성능으로 얼마나 감량시킬 수 있는지를 꼽는 사람들이 많다. 이처럼 중요한 항목이지만 음식물의 양이나 종류 또는 처리시간, 주위환경 등에 따라 감량비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표준화된 방법이 적용되지 않으면 객관적인 비교는 불가능해진다. 특히 음식물 투입량에 따른 차이가 크지만 이에 대한 표시는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조사에서는 모든 제품에 대해 동일한 용량의 음식물쓰레기를 넣어 상대적인 비교를 실시하였다.
업체들이 주장하는 감량율의 근거는 대체로 감량이 잘 되는 음식물(예;콩나물, 양파 등)에 대한 시험결과 인용이다. 이처럼 일상의 조건이 아닌 특정 음식물 등에 국한되는 일방적인 감량율 표시는 결국 소비자 기대심리를 만족시킬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처리가 어려운 음식물의 종류나 처리방법 등을 정확하게 알려주어야 한다.
이런 점들을 감안하여 이번 조사에서 음식물 종류는 환경부 고시(환경마크 인증기준, <표2> 참조)를 적용하였으며, 표준처리량은 1인 1일 음식물 발생량을 0.25㎏으로 보아 1㎏ 및 0.5㎏에 대해 각각 시험하였다. 건조기가 통상 24시간 내내 동작된다는 점을 감안하여 운전조건은 ‘표준(초기)운전 조건’, 동작시간은 24시간으로 하였다.

 

감량비율이 높다고 무조건 좋은 제품이라는 단정은 곤란
건조기의 기본 개념은 전기에너지로 가열하여 수분을 배출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같은 에너지를 사용하면서도 감량비율을 높이는 경우는 효율이 높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단순히 감량 비율 자체를 높이는 것이 목적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또한 에너지를 공급한 만큼 감량비율은 높아질 것이기 때문에 적정 비율 이상의 감량은 오히려 에너지 낭비 여부를 고려해야 한다. 환경마크 인증기준에서의 감량비율은 70%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65% 수준 이상이면 통상적인 처리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대한 오래 보관했다 버리거나 쓰레기봉투 구입비용을 아끼려고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면 큰 저장용량이나 높은 감량율을 우선적 선택요소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같은 조건에서 저장용량이 커지면 그만큼 제품도 커지고, 감량율이 높은 만큼 전기요금을 더 부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건조된 쓰레기를 일반 음식물쓰레기 수거함에 넣을 거라면 높은 감량율의 의미가 무색해진다. 따라서 무조건 높은 감량비율보다는 자신의 사용패턴을 고려한 위생적인 처리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이 적당하다.

 

0.5㎏ 대비 1㎏의 감량성능 차이 많아
표준 건조모드에서 음식물 1㎏에 대한 감량비율 평균은 약 65%. 제품별로는 ‘클리베’가 80%로 가장 높았으며, ‘에버라인’과 ‘모아젠’의 감량비율은 50% 미만으로 거의 처리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작 원리로 미루어 이처럼 감량비율이 낮은 제품은 1회 처리용량이 1㎏에 미달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는 음식물 0.5㎏을 처리하는 경우의 감량비율이 현저히 상승한다는 점으로도 확인 가능하다. 즉, 음식물 0.5㎏에 대한 감량비율 평균은 65% 수준에서 71% 수준으로 높아졌다. 1㎏에서 50% 이하의 감량율을 보였던 ‘에버라인’(63%)과 ‘모아젠’(64%)이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에코웰’도 10% 정도 증가했다. 다른 제품들은 비슷한 수준이거나 최대 5% 이내의 증가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로 미루어 1회 처리용량이 확실히 1㎏에 미달하는 제품이 있어 감량비율 평가는 음식물쓰레기 투입량 0.5㎏에 대한 결과를 대상으로 하였다. 감량비율이 높을수록 우수하다는 단정은 곤란하므로 환경마크 인증기준인 70% 이상인 경우 모두 우수한 것으로 평가하였다.

 

1회 1㎏ 이상 처리가 가능한 제품은 일부분일 뿐
해당 제품의 1회 또는 1일 표준처리량은 중요한 선택 요소가 된다. 그러나 ‘에코웰’, ‘니온스’, ‘하츠’, ‘모아젠’은 표시를 전혀 하지 않고 있었으며, 나머지 업체들도 대부분 사용설명서 등에 작은 글씨로 표시하여 쉽게 확인하기 어려워 개선이 필요하였다. 특히 열풍 건조방식 제품들은 바구니 용량을 실제 1회 처리(건조) 용량으로 오인할 수 있어 개선이 필요하였다.
1회 처리량이란 목표 감량율을 달성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의 최대 음식물량으로 정의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에 따라 1㎏과 0.5㎏에서의 감량율 시험결과가 같은 제품은 처리용량 1㎏ 이상이라고 할 수 있으며 ‘루펜’, ‘클리베’, ‘한경희’, ‘키친스마일’이 여기에 해당한다. ‘비움’, ‘쿠스한트’의 처리용량은 1㎏ 가까운 수준으로 평가할 수 있었다. 싱크대 직결형으로 1회 처리량이 0.5㎏에 미달할 것으로 보이는 ‘에버라인’은 소량씩 자주 사용하는 경우에 적합해 보인다.

 

품질과 개선방향

 

전기요금 표시 엉터리
젖은 음식물쓰레기를 ‘바삭바삭’할 정도로 말리려면 상당한 전기를 사용할 것이라는 짐작과는 달리 대부분의 업체는 월 2,000~3,000원 정도로 표시하고 있어 솔깃하다. 그러나 실제 시험결과를 보면 ‘누진제를 감안하지 않았다’는 등의 책임 회피성 표현으로도 설명하기 어려운 차이가 있어 소비자를 오도하는 표시로 판단된다. 또한 주위온도에 따라 전력소비 변동폭이 큰 ‘루펜’ 등은 이런 사항들에 대한 안내도 있어야 할 것이다.
실제 전기요금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일정한 패턴으로 건조기를 사용하는 경우 1달 동안 사용하는 전력량(월간 소비전력량)을 계산해 보았다. 사용주기에 따라 소비전력량이 달라지는 제품이 있어 1㎏의 음식물쓰레기를 하루 한 번씩 처리하는 경우와 12시간 주기로 0.5㎏씩 2회로 나눠 처리하는 경우로 나눠 각각에 대한 월간 소비전력량을 계산하였다. 이론적으로 1회 동작시간이 짧을수록 여러 번 사용하는데 따른 소비전력량 차이는 커질 것이다. 실제 측정결과 연속동작 또는 24시간인 ‘비움’, ‘키친스마일’, ‘쿠스한트’는 소비전력량 차이가 없었다. 이에 비해 1회 8시간 동작하는 ‘하츠’는 월간 소비전력량 기준, 25kWh(67%)가 증가하였다. 증가 폭이 큰 제품은 ‘니온스’(20kWh), ‘에코웰’(11kWh), ‘클리베’(10kWh), ‘루펜’(9kWh) 순이었다. 단, 1회 1㎏ 처리 시 감량율이 현저히 낮은 ‘모아젠’과 ‘에버라인’은 평가에서 제외하였다.
월간 소비전력량 상위 4개 제품에 대한 평균은 1㎏ 1회 처리시 약 59kWh, 0.5㎏씩 2회 처리 시는 약 64kWh로 모두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전기냉장고(700ℓ) 기준(약 40kWh)보다 큰 수준을 보였다. 누진제 때문에 추가로 사용되는 전기요금은 기존의 전력사용량에 따른 차이가 제법 크다. 1일 1회 처리보다는 2회 처리의 빈도가 더 높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여기서는 추가 전력사용량을 59kWh로 가정하여 전기요금을 적용하였다. 기존에 월 320kWh를 사용했던 가구의 경우는 월 16,680원, 1년이면 200,160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며, 에어컨 사용으로 전력사용량이 증가하는 달에는 당연히 부담액도 증가한다. 이처럼 같은 제품이라 해도 전기요금은 사용자의 습관과 제품의 동작주기 및 해당 가구의 전력사용량 등을 함께 고려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업체의 일방적인 기준에 따른 표시는 소비자를 오도하게 된다. 따라서 전기요금을 표시하려면 전문지식이 부족한 일반 소비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주요 변수들을 명확히 알려야 한다. 이것이 어렵다면 조건을 명시한 월간소비전력량으로 표시하는 방법이 바람직하다.


건조 상태 감지방식의 제품개발 시급
일정한 수준까지 감량이 진행된 이후의 가열은 에너지 낭비일 뿐이다. 따라서 음식물 건조상태를 감지하여 가열 여부를 자동으로 제어할 수 있어야 에너지효율을 높일 수 있다. 평가를 위해 음식물 0.5㎏과 1㎏을 처리할 때와 비슷한 전력을 소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상당한 에너지 낭비로 평가된다.
조사 대상 열풍건조방식 중 음식물의 양이나 건조 상태를 감지하는 기능을 가진 제품은 없는 것으로 보여 에너지 낭비를 막기는 어려웠다. 음식물에 따른 소비전력 감소가 가장 큰 ‘한경희’의 경우도 유의할 정도로는 평가되지 않았다. 다만 ‘비움’은 절전모드에서 소비전력이 확실히 감소되어 그나마 에너지효율을 높일 가능성을 보였다.
‘압착·분쇄 후 건조’방식인 ‘에버라인’은 음식물 양이나 건조 여부와는 무관하게 약 2시간이 지나면 배추되는 구조여서 역시 에너지효율 최적화에는 미흡하였다. 이에 비해 ‘건조/분쇄’ 방식인 ‘클리베’는 가열온도와 동작시간을 연계시키는 방법으로 전력 소비를 줄이고 있었다. 0.5㎏의 경우 1㎏에 비해 30% 가까이 전력소비가 감소했는데, 기본 소비전력이 있어 음식물 양이 적을수록 감소폭은 줄어든다.
요즘 같은 고유가 시대에 이처럼 건조 여부와는 관계없이 무조건 전력을 소비하는 것은 제품의 사용목적에 충실하지 못한 것이며 대표적인 에너지 낭비사례의 하나이므로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 최근 건조 상태를 감지하여 전력소비를 줄일 수 있는 제품이 발표된 바 있어 기대를 하고 있다.

 

냄새(악취)는 발생하지 않는가
필터방식은 냄새를 완벽하게 잡아내기가 사실상 어렵고, 배기방식은 사전에 설치 가능여부 확인이 필요하다.
그동안 음식물 처리기 보급 확대의 걸림돌 중 하나가 건조과정 중의 악취문제였다 이를 반영하듯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품질 불만사례 중에서도 냄새와 관련된 상담이 가장 많았다. 배수관을 통해 냄새를 배기시키는 방법은 이론적으로 완벽한 냄새 제거가 가능해 매우 효과적이다. 그러나 기존 주택에는 대부분 악취나 배수가 역류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배수트랩이 설치되어 있어 제한적으로 사용된다. 이에 비해 활성탄 필터를 이용한 방법은 모든 냄새를 완벽하게 제거하기 어렵다는 점과 소모품 구입비용이 추가된다는 단점이 있다.
관능검사로 냄새의 유무를 확인해 본 결과 필터방식인 ‘루펜’, ‘에코웰’, ‘키친스마일’, ‘니온스’, ‘한경희’ 등은 모두 좁은 공간에서는 냄새를 감지할 수 있었으나 실용상 무리할 정도의 불쾌감을 느낄 정도는 아니었다. 이에 비해 배수관 배기방식 제품들은 거의가 좁은 공간에서도 냄새를 감지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소음은 대형 냉장고보다 큰 수준
건조기는 보통 싱크대 근처에 설치되며, 악취 방지를 위해 24시간 연속 동작되는 경우가 많아 소음 역시 중요한 선택요소이다. 열풍건조방식에서의 소음은 주로 공기순환용 팬에서 발생되며 분쇄건조방식은 분쇄장치에서의 소음(분쇄건조과정에서만 발생)과 팬의 소음이 합쳐진 것이다.
9개 열풍건조방식 제품의 소음은 34~38dB 사이였으며, 분쇄건조방식 제품은 동작 중 소음이 46, 49dB로 훨씬 큰 수준이었다. 2004년에 조사한 국내 3대 가전업체의 600L급 냉장고 평균 소음이 28dB인 점을 감안하면 생각보다 큰 소음수준이므로 개선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싱크대 내부에 설치되는 경우 사람이 느끼는 체감소음은 줄어들 수 있다.
대상 제품 중 ‘모아젠’은 소음 문제를 감안하여 야간에 원하는 시간 동안 작동하지 않도록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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